9회말 2사후 팀에 승리를 안겨준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며 뛰어가는 이승엽. <본사전송>
선제 투런샷, 끝내기 투런포 종횡무진 원맨쇼…요미우리 4-2 승 견인
이승엽(29)의 날이었다. 프로커리어 통산 400호 홈런을 꼭 팀이 승리하는 경기에서 치고싶다는 소원을 밝혔던 이승엽이 결국은 자기가 직접 힘을 써 그 목표를 이뤄냈다. 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한신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1회 선제 투런홈런으로 한일프로야구 통산홈런 400호 고지에 오른 이승엽은 팀이 2-2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9회말 2사 1루에서 승부를 끝내는 401호 투런아치를 뿜어내 자이언츠의 4-2 승리를 선포했다. 혼자서 팀의 4득점을 전부 책임져 승리를 선사하며 400호 홈런고지를 돌파한 이승엽은 역시 ‘아시아 최고 거포’답게 극적인 드라마로 400호 돌파를 자축했다.
1995년 삼성 라이온스에서 프로로 데뷔, 9시즌동안 324개의 홈런을 뽑아낸 뒤 2004년 일본으로 진출한 이승엽은 이날 홈런 2방으로 일본에서 두 시즌 반만에 77개의 홈런을 보태며 프로통산 400홈런 고지에 우뚝 섰다. 특히 이날 이승엽이 뿜어낸 홈런 2방은 그대로 승리로 직결된 것이었기에 한 개인선수의 영예만이 아니라 팀에게도 큰 기쁨을 안겨주며 더욱 빛을 발했다. 1976년 8월18일생인 이승엽은 이로써 만 29세 11개월13일만에 400홈런고지를 넘어서 왕정치(사다하루 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만 30세 이전에 40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한마디로 이승엽의 날이었고 드라마틱한 원맨쇼 독무대였다. 0-0이던 1회말 투아웃 3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한신의 좌완선발 게이 이가와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8구 직구를 밀어 쳐 레프트펜스를 시원하게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쏘아 올리며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의 할 일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한신은 이가와가 이후 요미우리 타선을 철저하게 잠재운 가운데 5회와 7회 각 1점씩을 뽑아 2-2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 이승엽도 다음 두 타석은 센터플라이와 캐처 파울플라이로 잠잠했으나 끝내 가장 극적인 순간에서 거포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9회말 2사 1루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이 때까지 3안타로 역투하던 이가와의 5구 직구를 통타, 다이아몬드 한복판을 가르는 통렬한 굿바이 투런샷을 뿜어내며 도쿄돔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개인 프로통산 401호이자 올 시즌 33호 홈런이었고 요미우리의 최근 3연패 행진을 멈춰세운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승엽의 타율은 다시 0.331로 올라갔다. 경기 후 당연히 ‘이날의 히어로’로 뽑힌 이승엽은 “오늘 홈팬들 앞에서 잘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12일이 아들 은혁이 생일인데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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