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전사태로 남가주에서 수만 가구가 전기 없는 생활을 감수해야 했고, 수천 가구는 자그마치 5일째 전기가 끊긴 상태이다. 호텔, 식당 등은 영업을 할수 없어 손해가 막심했고, 신호등들이 먹통이 되어 교통체증이 가중되면서 불쾌지수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100도를 훌쩍 넘는 이상고온이 열흘쯤 지속되자 21세기 최고 문명사회는 당장에 허점을 드러냈다.
미국은 전기 사용량에서 단연 세계 1위이다. 가구 당 연 평균 전기 사용량은 유럽 국가들의 경우 4,667kWh인데 비해 미국은 11,209kWh로 2.5배에 달한다. 사용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는 말이 된다. 전기가 끊어지면 그 순간 우리의 생활이 제3세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 목격했다. 그런데도 관계 당국은 “송전 시스템이 언제나 완전히 복구될지 아직 모르겠다”고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이다.
이번 정전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변압기 고장이다. LA일원 변압기는 대부분 수십년씩 된 낡은 것들이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두세대, TV가 서너대, 냉장고, 에어컨 등이 갖춰진 지금에 비하면 전기 사용량에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폭염으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자 이들 고물 변압기들은 감당할 수가 없었다. 수도전력국은 변압기 교체·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력이 달려 사태수습에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상 고온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게 벌써 여러 해전인데 이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는 사실은 실망이 아닐 수 없다. 노후한 변압기들을 신속히 교체하는 등 전기 공급 시스템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렇다고 정전의 책임을 관계 당국에 모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 정전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사용이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에너지 고갈, 지구 온난화 등 인류의 난제들은 해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절약이 해결책이다. 빈방의 전등을 끄고, 컴퓨터는 사용 후 반드시 끄며, 웬만하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에어컨은 78도 정도로 맞추며, 절전형 전기기구들을 선택하는 정도만 실천해도 상당한 에너지 절약이 된다고 한다. 소비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가 우리 후손들의 삶의 환경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절약을 습관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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