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직 <내과전문의>
의류업을 하는 60대 초반의 남성인 박모씨는 기침할 때 피가 나와서 병원을 찾아왔다. 애연가인 박씨는 평소에도 기침, 가래가 많은 편이었는데 일주일 전부터는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왔고 피가 나올 때는 숨이 조금 더 찼다.
20대 초반부터 하루에 담배를 2갑 이상 피워 온 박씨는 10년전에 폐기종 진단을 받고 주치의로부터 담배를 끊으라는 충고를 여러 번 들었지만 끊지 못했고 가끔 필요할 때마다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하곤 했다.
검진상 혈압이나 맥박은 정상이었고 혈중 산소 농도는 94%로 감소되어 있었다. 폐음은 현저히 감소되어 있었고 폐 우측하엽에서 약한 천명과 거친 폐음이 들렸다. 흉부 방사선 소견상 폐는 확장되어 보였고 우측하엽에 침윤이 보였다. 박씨는 폐 CT 검사와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조직 검사상 폐암으로 진단 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객혈이란 기침을 할 때 피가 묻어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객혈은 하기도, 즉 폐에서 나오는 것을 의미하지만 간혹 상기도나 위장 출혈이 기침할 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이 상기도에서 나오는 경우는 코피가 목뒤로 넘어가서 기침을 하거나 가래침을 뱉을 때 피가 섞여 나올 수 있고 기관지염을 앓고 난 후에도 피 섞인 가래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장관에서 나오는 출혈인 경우 식도염이나 위궤양 등으로 인한 출혈이 기침을 할 때 나올 수도 있다. 폐에서 출혈하는 경우는 주로 폐혈관이나 기관지 혈관에서 나오는데 심장 질환으로 인해서 폐부종으로 세 기관지 혈관이 터져서 객혈을 할 수도 있고 심장의 문제없이 폐 자체의 문제로 객혈을 할 수도 있다.
폐 자체의 문제로는 결핵, 폐렴, 기관지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렸을 때 폐혈관이 손상을 받아서 출혈을 할 수도 있고 과거에 결핵이나 만성 폐질환의 합병증으로 기관지 확장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기관지 내의 객담을 배출해내는 기능이 떨어져서 자주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이 생기고 호흡기 점막을 파괴돼 잦은 객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으로 인한 경우는 대개 그 양이 많고 지속적인 경우가 많은데 폐종양이 혈관을 침범해서 출혈을 하게 되는데 큰 혈관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혈액이 기도를 막아서 사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폐전색증은 폐혈관내의 혈액이 응고가 되어서 생기는 질환인데 급성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조기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자가 면역 질환으로 인한 경우에도 객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심장의 이상으로 객혈하는 경우 대개 그 양이 적고 폐 자체의 이상인 경우는 그 양이 많은 경우가 많다.
소량의 피가 가래에 섞여 나올 때는 감기 등으로 인해 기도의 점막이 손상을 입어서 피가 묻어 나올 수 있으므로 안심할 수 있지만 다량의 피가 계속적으로 나올 때는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