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실시된 총선 결과에 불복, 재검표 등을 요구해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은 사임한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9일 “5월 2일 마지막 각료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카를로 아젤리오 참피 대통령에게 총리직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파를 이끌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차기 총리 내정자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에 근소한 차이로 패하자 총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상원과 하원 의장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을 확보, 프로디 정권에 정치적 타격을 가한다는 전략을 세워 왔다. 그러나 29일 실시된 상ㆍ하원 의장 선출 투표에서 프로디 총리 내정자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모두 승리하자 사임을 최종 결정했다.
상원 의장 선출 투표에선 노조 지도자 출신의 중도좌파 연합 후보인 프랑코 마리니가 4차례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도 우파 후보인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 총리를 165표 대 156표로 물리쳤다.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도 공산당 지도자로 프로디측이 지지한 파우스토 베르티노티가 과반보다 32표가 많은 337표를 얻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임을 결정하고 상ㆍ하원 의장을 중도좌파연합이 모두 장악함에 따라 이탈리아 정국은 안정을 찾게 됐다. 새 의회는 18일 임기가 만료되는 참피 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고 새 대통령은 프로디 총리 내정자에게 새 정부 구성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대통령제 국가이지만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 원수이며 행정부의 실권은 총리가 갖고 있다.
하지만 좌파와 우파 연합세력간 근소한 의석 차이로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신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패배를 인정하고 사임을 결정했지만 상ㆍ하원 의장 선거에서 보듯 여야간 의석차가 워낙 적어 사안에 따라 각 정파간 분열과 투쟁, 이에 따른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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