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열린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4월 대의원회의는 예정보다 한시간 늦게 시작됐다.
대의원의 절반이 결석해 회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가까스로 회의가 열렸지만, 회의 도중 2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의견을 발표하기 위해 짬을 낸 30여명의 주민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주민의회 회의가 파행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월 대의원회의 때는 일부 대의원이 회의 중 퇴장해 다른 대의원이 올 때까지 휴회가 됐었고, 선거일정을 논의하기로 한 4월 임시회의는 성원이 안 돼 아예 무산됐다.
불과 1년 전 한인사회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열변을 토하며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던 주민의회 대의원 중 절반 정도가 민주주의 의사결정의 가장 기본이 되는 회의에조차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불행스럽게도 이런 불성실한 대의원의 상당수가 반성은커녕 다시 주민의회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6월10일 열리는 대의원 선거에서 ‘한인사회의 참 일꾼은 나’라며 뻔뻔스럽게 지지를 호소할 것이 분명하다.
한인사회는 5월13일 LA한인회장 선거를 시작으로 6월6일 각급 정부 예비선거, 6월10일 주민의회 대의원 선거 등 크고 작은 선거를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일꾼을 선출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밥 한 그릇이나 봉투 한 장에 자신의 한 표를 바꾸는 유권자가 많다면, 주민의회는 앞으로도 파행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원리는 한인회장과 시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이의헌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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