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마켓 주차장에서 서라라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안전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주차장에 배달 트럭 들락날락… 고객안전 위협
집하장-승객 주차장 분리안돼
주부 서라라(33·LA)씨는 지난주 목요일 LA의 한 마켓 주차장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여느 날처럼 아침에 자녀를 유치원에 대려다 준 서씨는 장을 보기 위해 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이때 갑자기 뒤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 뒤를 돌아보니 대형 트럭이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후진해오고 있었다. 불과 1∼2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대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다행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쳐 라면 배달 트럭 운전사는 불과 팔 하나 차이 정도를 남겨두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서씨는 큰 화를 면했지만, 이런 일이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주변 사람들의 우려였다. LA지역 대형 마켓의 상당수는 고객용 주차장과 물건 집하장이 구별돼 있지 않아 대형트럭과 승용차의 동선이 겹치기 때문이다.
LA시는 신규 마켓의 경우 집하 공간과 고객용 주차장을 분리해 설계해야 허가를 내주고 있지만, 기존 마켓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업소 측 안전장치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인데, 자체 유통망을 갖춘 랄프스 같은 대형 마켓은 영업시간 이후에 물건을 운반해 위험을 방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도매상이나 제조회사에 유통을 의존하는 한인 마켓에서는 소비자들이 대형트럭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위험한 장면이 하루에도 수 차례 반복된다. 한 마켓 매니저는 “배달 트럭이 들어올 때마다 주차요원 외에 직원을 내보내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솔직히 매우 위험한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사건발생 이후 마켓측과 라면 회사는 서씨에게 사과하고,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을 상대로 안전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 때문에 건물을 재건축하기 전에는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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