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돕기로 시작하여 북한 인권개선과 민주화 운동에 관여한지 약 5년이 지났다. 올 들어서는 정월 초 중국 방문중에 그 모습이 공개된 김정일의 초췌한 얼굴에서 예견되었듯이 북한이 머잖아 해방 혹은 개방될 것이라는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 두 가지를 든다면 미국의 몇몇 투기 자본들이 북한에 진출하기 위하여 분주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과 직접 간접적으로 미국 정부에서 자금을 대는 대북 라디오 방송국이 지난해 말부터 기존의 미국의 소리, 자유아시아 방송 두 곳에서 열린 북한방송, 자유북한 방송 등 대여섯 곳으로 급증하였다는 사실이다.
2006년은 여러 모로 북한과 우리 한민족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기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올해를 고비로 하여 북한 내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그리고 200만 한인들이 살고 있고, 북한의 변화에 가장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이 곳 미국에서는 앞으로 북한과 우리 한민족이 가야할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을 일들이 일어날 것이므로 이에 앞서 우리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미리 찾아 해내야만 한다.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느끼는 일들이 다 각각이겠으나 나는 그것이 ‘평양 귀환조’ 운동, 영어로는 ‘Back-to-Pyongyang Unit’을 만드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년 전 BackToPyongyang.org라는 홈페이지도 만들어 놓았다.
이 평양 귀환조는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과 외부 문화 사이에 가교역할을 할 탈북자 한 사람과 그를 돕는 재미한인 몇 명, 그리고 그 한인들이 가교역할을 하여 탈북자와 연결할 정치인, 기업인, 북한 전문가 등 미국의 지도급 인사들로 구성된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이같은 조직을 너무 한 지붕 밑에 큰 덩치로 묶으려 하다간 집안 정리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식견 있고 리더십을 갖춘 탈북자 한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일개 조를 구성하고, 혹시 그 분의 리더십이 출중하여 많은 다른 조들이 그 밑에 복속된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개조만으로도 그 소임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쪽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0여년을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큰 변화 한 가지는 우리의 2세들이 요즈음처럼 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신의 뿌리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을 느꼈던 적이 없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내 짧은 상상력으로는 최근 들어 북한이 핵과 인권문제 등으로 미국 언론이나, 정계, 그리고 각종 정보기관 등에 한국어와 한국 역사에 대한 가수요를 폭발적으로 높여 놓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아울러 자주 접하게 된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보고 그들을 돕고 싶다는 인류애, 민족애가 자연스럽게 관심과 사명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한인의 진출이 거의 전무상태에 가깝던 미국의 언론, 정치, 정보 분야는 지난 5년간 괄목할 만한 한인 2세들의 진출을 기록하였다.
이제 그들의 관심과 사명감이 북한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외부 세력들과 접목될 때가 되었다. 북한의 기아와 핵 개발을 통해 한인 2세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이 그들 가운데 많은 숫자를 미국 주류사회로 진출시켰고, 이제는 다시 그들에게 가서 어려운 형제들을 도우라는 나팔소리로 바뀌어 울리고 있는 것이다. 평양 귀환조 운동에 많은 2세들의 동참을 촉구한다.
신동철
목사
북한 민주화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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