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돈 문제를 감정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돈과 사랑을 뒤섞어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재정 자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연봉 협상에 대한‘아담’과 ‘이브’의 태도
남자에겐 볼 게임, 여자에겐 치아치료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경제적으로 덜 이성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다시 말해 돈 문제에 관한 한 감정이 앞선다는 뜻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하루하루의 삶에 무척 중요한 요인이다. 혼자 사는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가정주부나 커리어 우먼들에게도 돈 문제는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는 인자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따져야 할 이슈인데 왜 대다수 여성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돈과 여성의 감성적 사고의 관계를 작가 리즈 펄이 그녀의 신간 ‘Money, A Memoir: Women, Emotions and Cash’에서 자세히 분석했다. 여성들에게 감정보다는 이성에 입각해 경제 문제를 접근하고 풀어가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발간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그녀를 인터뷰했다.
적극적 봉급협상 남자가 여자보다 4배나 많아
소극적 태도가 평생 50만달러 소득 차이 불러
남자 “돈은 돈, 사회평가 잣대”라는 이성적 인식
여자 “남편이 세일품목 선물로 사주면 사랑 의심”
-돈과 관련해 나타나는 복잡한 감정적 반응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나의 아버지는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보살피는 것이다” 하고 말했다. 나의 할아버지는 “너와 네 남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 항상 미래에 일어날 예기치 않을 일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금전적으로도 그렇다” 하고 말씀하셨다. 평소에 저축을 하는 준비하는 삶이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준다는 교훈을 얻었다.
-당신의 남편이 이혼을 원했을 때 당신은 재정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당시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돈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재정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관심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남편이 이 문제를 내 대신 잘 다뤄줄 것으로 믿었다. 나는 돈을 관리하는 일이 사실 두려웠다. 돈은 내가 필요할 때 언제나 쓸 수 있을 것으로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다.
-상황변화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내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래도 돈 관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손방이었다. 그러나 그대로는 생활이 되질 않았다. 돈에 관한 한 매직은 없다. 체중 줄이기와 마찬가지다. 체중을 줄이려면 덜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돈도 그러하다. 부자가 되려면 적게 쓰고 많이 저축해야 한다. 이게 기본이다. 그러나 여성들은 대체로 이러한 기본 원칙을 등한시한다. 고의적으로 거부하기보다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현실이다. 더 이상 돈 문제에 대해 비이성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현실인식을 내가 했었다.
-그런데 왜 여성들은 돈 문제에 관한 한 비이성적일까?
▲어려운 질문이다. 문화적 역사적 이유가 있을 법하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여성들은 과거의 여성들과 판이하다. 평범한 여성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사는 생활인으로서의 여성 사이에 적지 않은 심리적 괴리가 있다.
-무슨 뜻인가?
▲3세대 전에는 모든 게 돈이었다. 다시 말해 생존을 위해 모두가 돈벌이에 전념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지금보다 한결 돈에 집착이 강했다. 여성들은 이 과정에서 하나의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남성 위주의 경제생활에서 하나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왜 아직도 이처럼 ‘부속물’의 인식과 태도가 여성들 사이에 남아 있는가?
▲남성들은 돈이 사회가 자신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돈은 돈이라는 냉철한 현실감에 충만해 있다. 그러나 여성은 돈과 사랑을 뒤섞는다. 돈에 정서적인 측면을 많이 투입한다는 것이다.
-돈과 사랑의 혼동이 어떻게 실생활에 나타날까?
▲만일 여성이 할인 판매하는 신발을 구입했을 때 스스로 영웅인양 한다. 대 성공을 거두었다고 흐뭇해한다. 그러나 만일 남편이 발렌타인스 데이 선물을 할인 품목으로 샀다면 몹시 투정을 할 것이다. 자신에 대한 남편의 사랑을 의심할 것이다. 돈에 관한 여성의 감정적 대응의 한 예다.
-1920년대와 달리 이젠 여성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사회 참여도 많아졌는데 구시대적인 사고에 집착한다는 게 어불성설 아닌가?
▲여성은 남성들이 자신을 보살펴주어야 한다는 의식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에서 돈 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나온다. 결국 아무도 여성을 책임질 수 없으며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인식을 하지 않으면 과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여성들의 돈에 대한 인식이 여성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
▲직장에 들어갈 때 임금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비율은 남성이 여성의 4배다. 이러한 행동으로 평생 버는 돈이 50만달러나 차이가 난다. 여성은 협상을 두려워한다. 남성은 협상을 즐긴다. 남성들은 협상을 야구나 풋볼 경기처럼 신나고 재미있는 일로 생각하지만 여성은 협상을 치아치료를 위해 치과에 가는 것처럼 두려워한다.
-우리의 딸들에게 돈 문제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시킬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만일 재정문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전체 세대에 해악이 다가올 수 있다. 어머니들은 자신들의 앞길이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의 재정상태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점을 딸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401(K)와 같은 은퇴플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하면 젊은 세대가 짊어져야 할 재정 부담이 엄청날 것이란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 개인적으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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