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인브리지 일본 커뮤니티, 강제수용 부모세대 기려
울며 배에 오른 선착장 인근에…명단 새긴 석판도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폭격한 직후인 1942년 2월 19일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 전국의 일본계 시민 11만 명을 수용소에 격리시키도록 명령한다.
딸기농사와 목재산업 인부로 베인브리지 섬에 자리잡은 일본계 이민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 227명의 워싱턴 주민은 단 일주일만에 가재도구를 챙겨‘이글데일 선착장’에서 전혀 낯선 타주의 수용소로 끌려가 3년 반동안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당시 수용소 생활의 수모를 견뎌낸 부모세대는 대부분 세상을 떴지만 그들의 자녀는 뼈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며 선착장 인근에 역사 기념관과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150피트 길이의 기념 석판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은 제 2의 고향인 베인브리지 섬을 등지고 아이다호주 미니도카로와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으로 끌려간 선조들을 기리고 후세들에게 아픈 과거를 일깨우기 위해 500만 달러를 들여 기념관을 건립하는 공사를 30일 착공했다.
일본말로‘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뜻의‘니도토 나이 요니’란 이름이 붙게 될 이 기념관에는 역사전시실과 함께 정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일본계 2세(니세이)들은 강제 수용된 일본계의 67%가 미국 시민권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박탈당한 채 수용소에서 억압받았음을 상기시키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같이 인권이 유린돼서는 안 된다는 역사의 반성을 기념관에 담겠다고 밝혔다.
징용당시 2살로 페리에 탔던 것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수용소 생활 중 일부를 단편적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밝힌 프랭크 기타모토씨(66)는“부모들이 당시 상황을 자녀들에게 애써 감추려 했으며‘그냥 멀고 긴 여행을 떠난다’고 거짓말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베인브리지 일본 커뮤니티는 징용 60주년을 맞은 지난 2002년에도 이글데일 선착장에 기념비를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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