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마음 졸였던 3월이 이제 다 지나고 있다. 3월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합격여부를 알리는 통지서가 날아오는 기간이다. “축하합니다!”로 시작되는 편지와 함께 입학서류들이 담긴 큰 봉투와 “미안합니다”라는 편지 한 장 담긴 얄팍한 작은 봉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요즘 남가주의 날씨처럼 하루는 환하게 웃으며 우쭐대다가 다음날엔 잔뜩 흐린 채 풀이 죽은 아이의 표정을 살피며 부모의 마음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한 달이다.
미국에선 대학가기 쉽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한국의 입시지옥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의 대입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웬만한 명문대는 10대1을 넘어선다. 한국처럼 딱 떨어진 시험성적 숫자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성적과 함께 특기나 자원봉사에 더해 환경극복 노력에 리더십, 색다른 경험, 잠재력 등까지 평가하는 입학사정 기준에 어떻게 맞춰야할 지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합격여부 예상이 힘들어지는데 비례하여 늘어난 것이 지원대학의 숫자다. 10여개 대학에 복수 지원하는 학생들도 흔해졌다.
4월의 스트레스도 3월에 못지 않다. 합격한 대학들과 전공 선택을 놓고 고심해야 하는 때다. 자녀의 명문대 입학만큼 한인 부모를 기쁘게 하는 일도 드물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인 부모에 게 자녀의 대학 진학만큼 마음 비우기 힘든 과제도 없다는 뜻이다. 어느 대학 어떤 전공이냐가 평생을 좌우하는 한국에서 자란 이민 1세 부모에겐 특히 그렇다. 그러나 미국은 선택의 사회다. 인생의 모든 시점에서 새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지금 들어가는 대학은 현재를 결정할 뿐 평생을 좌우하지 않는다. 성적이 모자라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들어 갔다가도 4년제 명문대로 편입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고 지금 문학 전공을 택했다가 4년 후 부모가 원하는 의과나 법과로 바꾸는 일도 어렵지 않다.
부모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자녀의 행복이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장래 희망에 대한 자녀의 속내를 진지하게 들어주며 부모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칭찬과 격려로 자녀가 편안하게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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