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법에 반대해 거리로 뛰쳐나온 라틴계 학생들이 도로를 점거한채 다운타운에서 LA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수업 거부하고
피켓들고 나서
정치인들 “시위지지”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 내용을 담은 반이민법안이 연방상원에서 심의되던 27일 LA통합교육국 및 LA카운티 내 각 교육국 산하 중고등학생 3만6,000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특히 2,000여명의 학생들은 이틀 전 최소 50만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던 LA시청 앞 광장에 다시 모여 반이민법을 규탄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멕시코, 엘살바도로, 과테말라 국기 및 성조기를 앞세우고 시청 앞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 학생시위대는 낮 12시께 2,000여명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흥분한 일부 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다운타운을 지나는 101번, 110번 프리웨이 입구로 난입해 일대 교통흐름을 마비시키기도 했으나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밴나이스 소재 LA시청 분관 앞에 집결한 또다른 시위대 중 6명이 난동을 부리다가 폭행 등 혐의로 체포됐다. 또 일부 학생들은 성조기를 불태워 주변 학생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시위대가 늘어나자 정치인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 시위대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에릭 갈세티 LA시의회 의장은 “학생들 여러분 저도 멕시코 이민자의 후손입니다. 시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고 말했고 인근 성당에서 열린 가주하원의원 장례식에 참석했던 크루즈 부루스만테 가주 부지사는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는 것을 시위라고 말 할 수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날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과 면담한 후안 바레라(17)는 “1살반 때 부모 품에 안겨 미국에 와 아직까지 합법체류신분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미국은 나의 나라”라며 “멕시코로 추방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께에는 페어팩스, 할리웃 고교 학생들이 볼펜 대신 피켓을 손에 쥐고 “미국은 이민자의 국가” “이민 악법 철폐”등 구호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했다.
한편 라틴계 커뮤니티 영웅으로 추앙 받는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이날 학생 시위대로부터 욕설을 듣는 수모를 겪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오후 4시가 넘도록 학생들이 해산하지 않고 있자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가 “우려하는 사안들을 충분히 이해했으니 이제 귀가해서 공부에 열중하라”고 충고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욕설을 하며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텼고 스패니시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LA통합교육구는 이날 무단 결석한 학생들을 학교 교칙에 따라 처벌할 예정이다.
통합교육구의 로베라 라고라사 국장은 “이유야 어떻든 교칙을 어길 때는 결과가 있다는 교훈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LA경찰국(LAPD)은 경계령을 발동, 주요 시위현장마다 경관들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경원·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