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유대인인 요시 이사드 군이 LA한국 교육원이 실시하는 한국어 교실 초급반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신효섭 기자>
*유대계 혼혈 요시 이사드
“6개월만에 실력 쑥쑥 김치도 도시락에 필수 한국 해병대캠프 꼭 입소”
“오이, 나비, 나무, 당근”
한인 어머니와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유대인 ‘요시 이사드’(베벌리 힐스 주니어 하이스쿨 8학년·13)군의 ‘한국말 배우기’가 2세 학부모와 한국어 교사들 사이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실력이 일취월장 한 것도 그렇지만 한국어를 시작한 후부터는 학교에 냄새난다고 싫어하던 김치와 김을 꼭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다닌다. 자기 전에는 “안녕히 주무세요”로 굿나잇을 대신하고 배가 고플 때면 이젠 “김치주세요. 밥주세요”소리가 스스럼없이 나온다고 한다.
이사드군이 한국어를 배우는 곳은 LA 한국교육원(원장 정태헌)이 2세들의 뿌리교육을 위해 실시한 한국어 교실. 한국어 교실에 지난해부터 개설됐으니 실제로는 한국어를 배운지 6개월도 채 안된다.
이사드군의 한국어 배우기는 2004년 어느 날 외가 친지들 파티에 참석했다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해 2시간동안 ‘바보’처럼 말 못하고 있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는 것. 그동안은 3세부터 시작한 ‘유대인 히브리어 학교’를 다닌 덕분에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이사드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느냐고 묻자 “아빠가 유대인이어서 난 유대인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나는 한국사람이다”며 당연한 듯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면 뭘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엄마와 외가 친지는 물론 학교의 한인 친구들과도 한국말로 얘기하는 것이 지금 제일 하고 싶은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사드는 “‘주이시’라고 불리는 것보다 ‘코리안’이라고 날 불러주는 것에 더 자부심을 느낀다”며 “올 여름 방학땐 한국 해병대 훈련캠프에 입소해 진짜 한국남자가 되고 싶다”고 벌써부터 한국에 갈 생각으로 설레었다.
이사드의 한국말 배우기에는 엄마의 보이지 않는 ‘뿌리교육’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사드의 엄마는 일일식당을 개최하며 뿌리학교 후원에 열성인 미주주부클럽연합회 강금자 회장.
강 회장은 “이사드가 한국말을 배우려 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얼마나 대견스럽고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어릴 때부터 식사예절부터 한국식으로 엄격하게 가르쳤고 한국 역사 이야기도 끊임없이 들려줬다”고 뿌듯해 했다.
<김상목 기자> sangmokkim @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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