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마이 페어 레이디’는 역대 수상작 중 시각적으로 가장 매끄럽지 못한 영화라는 지적을 받았다.
“할리웃 최고 걸작‘시민 케인’탈락은 최대의 실수”
3월5일 시상식 앞두고 화제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일(올해는 3월5일)이 다가오면 호사가들은 오스카가 저지른 갖가지 실수들을 토픽으로 삼곤 한다. 그런 화제 중에서도 제일 열띤 토론의 대상이 되는 것이 도저히 최우수 작품상을 받을 수 없는 영화들이 이 상을 받은 경우.
오스카 사상 가장 큰 실수는 오손 웰즈의 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1941)이 작품상을 못 받은 것. 할리웃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 대신 그해 작품상은 존 포드가 감독한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가 받았다. 월터 피전과 모린 오하라가 주연한 이 영화는 웨일즈의 탄광촌의 삶을 다룬 드라마인데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시민 케인’의 탁월성을 따라올 수는 없는 작품.
그리고 마틴 스코르세이지의 ‘성난 황소’(Raging Bull·1980)와 ‘건달 녀석들’(Good Fellas·1990)이 작품상을 못 받은 것도 오스카의 큰 잘못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 작품 대신 로버트 레드 포드의 감독 데뷔작 ‘보통 사람들’(Ordinary People)과 케빈 코스너의 감독 데뷔작 ‘늑대와 함께 춤을’(Dances with the Wolves)이 각기 작품상을 받았다.
다음은 영화전문 월간지 프리미어 최신호가 뽑은 오스카 사상 최악의 10대 작품상 수상작이다. 잡지의 의견과 독자의 의견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시마론’(Cimarron·1931)-제4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 무성영화에서 토키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온 웨스턴으로 야심작이긴 하나 영화 학자들이나 좋아할 영화. 스케일 큰 서부 개척사로 에드나 퍼버(자이언트)의 소설이 원작. 리처드 딕스 아이린 던 주연. 웨슬리 러글스 감독.
▲‘캐발케이드’(Cavalcade·1933)-20세기초부터 1930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두 가족의 삶을 통해 본 영국의 역사. 노엘 카워드의 희곡이 원작. 무미건조하고 우둔하고 단조롭다는 평을 받았다. 프랭크 로이드 감독. 클라이브 브룩, 우나 오코너 주연
▲‘위대한 지그펠드’(The Great Ziegfeld·1936)-브로드웨이 명흥행사였던 플로렌즈 지그펠드의 일생을 그린 3시간짜리. 묵직하다. 로버트 Z. 레너드 감독. 윌리엄 파웰, 머나 로이 주연.
▲‘모두가 왕의 사람들’(All the King’s Men·1949)-정치와 부패를 다룬 작품인데 메시지 전달이 지나치다는 평. 로버트 로센 감독. 브로데릭 크로포드(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 머세데스 매켐브리지(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공연.
▲‘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1952)-세실 B. 드밀이 감독하고 찰튼 헤스턴, 지미 스튜어트(영화 내내 광대가면을 쓰고 나온다), 베티 허튼, 코넬 와일드, 도로시 라무어, 글로리아 그레엄 등 호화 캐스트. 서커스단에 관한 멜로 드라마로 재미는 있지만 작품상감은 못되는 범작.
▲‘80일간의 세계일주’(Around the World in 80 Days·1956)-역대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 중 최고 졸작. 줄 번의 소설이 원작. 데이빗 니븐, 셜리 매클레인, 칸틴플라스 공연.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1964)-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이 원작. 런던 길바닥의 꽃 파는 처녀를 숙녀로 만드는 음성학 교수의 뮤지컬. 시각적으로 가장 볼품없는 작품상 수상작. 조지 큐커 감독. 렉스 해리슨, 오드리 헵번 주연.
▲‘올리버 !’(Oliver!·1968)-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뮤지컬의 ‘고릴라’라는 평. 캐롤 리드 감독. 론 무디. 마크 레스터 주연.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1999)-미 교외의 중류층 시민들의 어둡고 추한 내면을 파헤친 드라마. 자기만족에 빠진 영화라는 지적. 샘 멘데스 감독. 케빈 스페이시. 아넷 베닝 주연.
▲‘시카코’(Chicago·2002)-무대 뮤지컬이 원작. 여감방 죄수들과 간수 그리고 그들의 바깥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 .천박하고 진부하다는 평. 롭 마샬 감독. 리처드 기어, 캐서린 제이타 -존스, 르네 젤웨이거 공연.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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