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마침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아들을 만난 어머니 김영희씨는 요란한 인사대신 축하한다라는 짧은 말로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1일 슈퍼볼 영웅이 되어 금의환향한 하인스 워드 선수가 애틀랜타 맥도너의 어머니 집을 찾았다. 아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집앞에 도착했다는 전화에 차고문을 열고 나타난 모친은 조용하게 아들을 끌어안으며 극적인 상봉의 기쁨을 맛보았다.
아들 하인스 워드는 환한 미소로 어머니 김영희씨의 뺨과 이마에 수차례 입을 맞추며 어머니를 꼭 끌어안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어머니 김영희씨는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좋은 일이고 아들을 보니까 기쁘지...그런데 (쇄도하는 보도진을 둘러보며) 너무들 이러니까 동네 창피하다며 되레 손사래를 쳤다. 승리의 V자를 그려보이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하인스 워드는 엄마와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해 아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며 지금부터는 엄마와 내가 우승을 기뻐하는 개인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김영희씨는 내가 밥을 해줘야 되는데 몸이 아파서 준비를 못했다며 이틀전 목욕탕에서 넘어지며 파랗게 멍이 든 팔을 보여줬다. 워드는 어머니의 팔을 어루만지며 저녁에는 둘이 밖에 나가서 짬뽕을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 선물은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기념품은 없지만 (웃으며)돈을 많이 가지고 왔다며 어머니가 좋아하는 용돈을 많이 많이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얇은 상의만을 걸치고 뛰어나온 김영희씨는 아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자 지난 세월이 떠오르는지 옛날에는 흑인이라고 사람 취급도안해주고...둘이 어렵게 살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며 신문에 보니까 우리 아들을 ‘아프리칸 어메리칸’이라고 소개했던데 나는 아직까지도 아프리칸이라는 표현이 싫다라며 솔직한 감정도 드러냈다.
김씨는 어떻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웠냐는 질문에 내가 잘해준게 뭐 있겠나. 애들은 밥주고 옷 입혀주면 알아서 공부하고 잘 큰다며 그래도 자식은 때려서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어머니와 만나 자축 시간을 갖은 워드 선수는 당분간 연습없이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할 계획이다. 워드는 현재 어깨 부상으로 치료중이지만 이 부상은 우승으로 얻은 좋은 부상이라며 다음 훈련전까지 검진을 마치고 3주후부터 팀에 합류해 (봄)훈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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