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AP=연합뉴스) 미국의 여기자 질 캐럴(28)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는 오는 26일까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캐럴을 살해하겠다고 재차 위협했다고 쿠웨이트 알-라이 TV가 10일 보도했다.
이번 살해 시한은 지난 달 20일 1차 시한에 이어 두번째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납치범들의 요구조건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자심 부다이 알-라이 TV 회장은 무장단체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납치범들이 지난달에 처음 시한을 제시할 때보다 훨씬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했다고만 밝혔다.
납치범들은 1차 시한을 제시할 당시 이라크 여성포로들을 전원 석방할 것을 미국 측에 요구했었다.
쿠웨이트의 민영방송인 알-라이 TV는 이날 납치범들의 요구조건을 즉각 수용할 것을 미국에 호소하는 캐럴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방영했다.
히잡을 쓴 캐럴은 이 테이프에서 나는 괜찮다. 제발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달라. 가능한 한 빨리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호소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어서 빨리 해주길 부탁한다고 애원했다.
그러나 캐럴은 지난달 30일 알-자지라 방송의 테이프 방영당시에는 눈물을 흘렸으나 이번에는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캐럴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은 질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캐럴이 납치된 이후 5명의 이라크인 여성 포로를 석방했으나 이들의 석방이 납치범들의 요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한편, 캐럴의 납치범들이 지금까지 주로 이용해온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대신 알-라이 TV를 이용해 캐럴의 모습을 방영한 것은 그들의 요구조건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미정부에 압력을 배가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알-라이 TV는 캐럴의 음성을 내보내지 않은 알-자지라와 달리 캐럴의 육성을 포함해 22초짜리 비디오 테이프 원본을 전량 그대로 방영했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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