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화훈장 반납한 최민식
영화배우 최민식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어 앞서 문화관광부를 방문, 2004년 7월 정부로부터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했다.
이 훈장은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올드보이’가 2004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7월 정부가 수여한 것.
그는 훈장 반납 이전 기자들과의 만나 자리에서 문화 주권을 스스로 짓밟는 나라의 문화훈장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훈장을 반납하게 됐다고 반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훈장 반납은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민식과의 일문일답.
--지금 심경은 어떤가.
▲착잡할 뿐이다.
--훈장 반납을 언제 결정했나.
▲사건이 불거지면서 반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독단적으로 반납을 결정했다.
--스크린쿼터 제도가 없어도 한국 영화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 말을 언론 매체를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한국 영화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판’이 짜여야 한다.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극장에 걸어야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하면 한국 영화의 경쟁력도 없다.
--정부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들어가면 스크린쿼터는 축소될 텐데 대응방안이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는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담기 어렵겠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민망할 수도 있지만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
--미국이 왜 FTA 협상을 추진하면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끈질기게 요구했다고 생각하나.
▲한국의 문화가 한류 등을 통해 아시아권을 잠식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겁을 먹은 것 같다.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우리나라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요구는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문화의 싹마저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 같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관련, 영화인들의 반발에 대해 여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이 영화인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에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데 이 문제가 영화계도 적용된 것 같다. 시민들은 영화배우들이 외제 차를 타고 다니고 소위 ‘명품’으로 치장한다며 곱지 않게 보고 있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스크린쿼터와 연관해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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