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장 선거전이 벌써부터 뜨겁다. 일부 후보는 이미 사무실 임대에서 이사진 구성까지 출마준비를 완료했는가하면 예상후보들 주변엔 몰표를 장담하며 돈을 요구하는 선거꾼들도 모여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3월초 선관위 발족, 4월 후보 등록, 5월 중순 투표로 일정 잡혀진 제28대 회장선거의 투표절차는 대폭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의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인터넷 등록제도도 도입하고 후보의 출마 변을 듣는 청문회도 추진되고 있다. 급변하는 새로운 시대에 다가가려는 하드웨어는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한인사회 대표’로 불리게 될 한인회장 후보의 자질이다.
솔직히 말해 아직도 한인회에 대한 많은 한인들의 코멘트는 무관심이다. 조금 더 심한 경우엔 불신임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니 제발 법정소송 등 망신스런 해프닝이나 벌이지 말라는 정도다. 28대 한인회장 선거는 이 같은 무관심과 불신임의 원인분석에서 시작되어야한다.
왜 관심이 없는가. 왜 불신임을 당하는가. 제 본분을 못 찾고 제 할일을 못하기 때문이다. LA한인회는 한인들의 이민정착을 돕고 타커뮤니티와의 교류를 통해 권익옹호를 추진하는 봉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한인회는 초기이민자들의 가이드 역할이 중요했던 70년대와 친정부 대 반정부로 대립하며 한국의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정신의 상징성을 가졌던 80년대를 지난 다음 90년대부터 정체성을 잃기 시작했다. 한인 이민사가 길어지면서 단체들의 기능도 전문화 세분화되어왔기 때문이다.
유능한 대변자도 아니고 전문적 기능도 안 가진 상태에서 한인회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구심점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이 주도해야 제몫을 해 낼 수 있다. LA한인사회는 그동안 무자격 단체장들의 무분별한 행동거지로 숱하게 상처입어 왔다.
이제 곧 출마를 선언할 각 후보의 진영에선 다시 한 번 자문해주기 바란다. 나는 커뮤니티 지도인사로서의 최소한의 품격과 도덕성을 지녔는가. 남가주 60만 한인들이 ‘우리의 대변인’으로 자랑스러워까지는 못해도 최소한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나는 진심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가. 존경할 수 있는 한인회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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