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라는 사람 - 이 사람 정말 나쁜 사람이다. 논문 조작은 그렇다 치고 줄기세포도 없고 원천기술도 없다면 도대체 황우석 그는 누구인가. 과학자인가, 사기꾼인가.
황우석 교수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9년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키면서부터다. 그리고 세계적 과학자로 명성을 얻은 것은 2004년 2월 사람의 체세포를 난자에 이식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그런데 지금 ‘영롱이’도 복제소라는 증거가 없고 배아줄기세포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황우석은 없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거기에 원천기술마저 없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롱 당한 느낌이다. 사람이 제일 기분 나쁜 것이 남에게 속았을 때와 무시당했을 때다. 잘 아는 가게에서 바가지를 쓰면 속이 더 쓰린 것도 그 이치다.
더구나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누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했다고 거꾸로 검찰에 조사의뢰까지 했다. 서울대 조사위가 “줄기세포 자체가 없는데 무슨 바꿔치기냐”고 밝힌 것은 명언 중의 명언이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남을 모함하는 것은 지식인으로는 차마 할 짓이 못된다. 없는 죄를 남에게 덮어씌우는 것은 무고죄에 해당한다.
가관인 것은 2004년의 논문에 청와대 과학담당 보좌관 P씨가 공저자로 되어 있는 점이다. 연구에 참여도 안한 사람에게 한자리 끼워 넣어주는 식으로 황 교수가 명예를 상납한 셈이다. 두번에 걸친 황우석씨의 가짜 논문에는 40명의 교수가 공저자로 되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줄기세포 연구와는 관계없는 것이 밝혀져 줄줄이 학교 당국에서 징계를 받아야 할 형편이고 일부는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황우석 게이트’라고 불릴 만하다.
남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희망을 주었다가 빼앗는 사람은 더 나쁜 사람이다. 얼마나 많은 지체부자유자들이 황 교수를 일생의 희망으로 삼아왔는가는 이들이 아직도 황 교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원천기술마저 없는 사람이 “수퍼맨은 하늘을 날고 클론의 강원래는 다시 춤출 수 있을 것이다”라고 공언했으니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서전에서는 가난한 과학자인양 언급해 놓고는 100억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살아왔고, 대기업에서 개인적으로 수십억 기부금을 챙겼으면서도 연구원들에게는 수십만원에 불과한 보수를 지급한 그의 처세는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다. 정부가 그동안 황 교수팀에 지원한 예산은 515억이며 연구비만 157억원이다. 정부가 ‘네다바이’ 당한 셈이다. 국가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검찰이 그를 조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그의 복잡한 사생활 내용도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황우석 게이트’의 4막이 올라가고 있다.
사이비란 무엇인가. 비슷하고 그럴 듯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을 말한다. 겉모양은 진짜같이 생겼으나 본질은 전혀 다른 것이 사이비의 특징이다. 황우석 게이트는 한국에서 사이비 과학자들이 학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과학자들이 버젓이 세계적인 논문에서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 노출되었다. 황 교수 때문에 수많은 교수들이 사이비 과학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황 교수는 왜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까. 4막에서 사이비 과학자 세계의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
c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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