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과제’ 비만해결 앞장
에드워드 문(43·한국명 문철상) 하버드 의대 조교수. 이민 1.5세로서 미 주류 의학계에 우뚝선 자랑스런 한인 의사다. 아이비리그 명문인 예일대에서 4년만에 학사와 석사과정을 동시 취득하고 곧바로 하버드 의대에 합격했고 졸업 후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모교에서 책임 외과의 겸 교수가 됐다. 문 교수는 외과 수술중에서도 최고 난도에 속하는 복강경을 통한 위절제수술 전문의로 위수술을 통한 비만치료 분야의 최고 전문가중의 한 사람이다. 특히 실리콘 밴드로 위장의 윗 부분을 조여 체중감량 효과를 얻는 수술 등 비만수술 분야의 1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내놓라하는 유명인사등 1,000여명 수술
예일대서 4년만에 학·석사 마친 수재
문교수가 이같은 난도의 수술을 집도한 수만도 지금까지 무려 1,0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수술을 받은 사람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문 교수의 학창시절은 언제나 ‘수석’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진 적이 없는 수재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에서 고3 진학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토랜스로 이민 온 그는 영어 대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 온지 2년만에 올A로 고교를 졸업했고, 예일대에 진학해서도 전체 학생 1,200여명 가운데 단 4명만이 성공한 학사·석사 동시 취득 프로그램을 최우등으로 마쳤다.
문명환씨와 문옥진씨의 2남2녀중 장남인 문 교수는 미국 이민 1년전 한국에서 당시 인기 TV프로그램이던 ‘장학퀴즈’에 출연, 기장원까지 차지한 독특한 경력도 있다.
“어려서부터 외과의사의 꿈을 키워왔지요. 의사라면 당연히 위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최고의 의사가 되려는 높은 꿈을 가졌던 그가 대학 졸업후 찾아온 하버드 의대 진학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하버드 의대 졸업후 제2의 고향 남가주가 가까운 UC샌디에고 의대 부속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은 뒤 당시 하버드 의대 학장의 추천서를 받고 곧바로 하버드 의대 부속 베스 이스라엘 병원 레지던트에 합격, 다시 하버드로 돌아왔다.
이 병원은 하버드대 3대 부속병원 중 하나이자 위 절제수술 분야에서 선구적인 병원이었고 이 분야에 심취했던 그는 뛰어난 실력을 발휘, 95년 레지던트를 마치고 바로 하버드 의대 외과학 수술 강의를 시작한 후 98년부터 레지던트와 인턴들을 이끌고 수술을 책임지는 스태프 교수가 됐다.
이후 조교수 임용과 함께 2000년부터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비만치료 수술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았고 지난해 5월부터는 역시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 앤 우먼스 병원 및 포크너 병원으로 소속을 옮겨 스태프 교수 겸 비만치료 수술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다.
문 교수가 가진 열정과 자부심은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 선 프로페셔널답게 철저했다. 문 교수는 비만 문제가 국가 차원에서도 제1의 해결 우선 순위가 될 만큼 향후 의학에서 비만 치료 분야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 분야 연구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만은 현대 문명사회가 가져온 병입니다. 현재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체중 과다이고 45%는 의학적으로 비만에 해당합니다. 바로 의학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요. 비만은 현재 사망 원인으로 흡연을 넘어서고 있는 질환이지만 아직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약은 없습니다. 비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 비만의 유전적 요인 규명 등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는 또 “국립보건원(NIH) 분류에 다르면 미국내에서 수술을 요하는 중증 비만환자는 무려 1,500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삶을 되찾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자는 이중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문 교수는 특히 중증 비만 환자들은 당뇨·고혈압 등 각종 합병증으로 몇 년내 사망에 이를 수 있을뿐더러 대부분 정신적으로까지 큰 고통을 당하고 있어 이들을 치료하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비만 환자들의 경우 수술 하나로 여러 합병증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신체적 병 치료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자긍심까지 되찾아줄 수 있어 더욱 기쁨이 크지요. 수술 후 나아진 환자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올 때 그 보람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문 교수의 이같은 활동은 디스커버리 채널과 ABC-TV등에서 특집으로 소개됐고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다.
문 교수는 하버드에서 가르치는 것에 대해 “의학의 각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할 능력과 잠재성을 갖춘 최우수 인재들이 모이는 중 하나”라며 “이러한 곳에서 우수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축복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후배 한인 젊은이들이 기회의 땅인 미국에서 꿈을 높게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말하는 에드워드 문 교수에게서 단지 의사로서 개인적인 성공을 넘어 환자들에 대한 사랑과 함께 자신의 분야에서 질병 극복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자랑스런 한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약 력
1962년 대구 출생
고2때 가족과 함께 이민
1986년 예일대 졸업(분자물리 및 생화학 학사·석사 동시 취득)
1991년 하버드 의대 졸업(M.D.)
1992년 UC샌디에고 의대 일반외과 인턴 수료
1995년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 일반외과 레지던트 수료
1995년 하버드 의대 외과학 강사
1998년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 수술 책임 스태프
2000년 하버드 의대 조교수 겸 비만 수술 프로그램 디렉터
부인 이승희씨(43·치과의사)와의 사이에 경준(17)·주연(13) 1남1녀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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