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Munich)은 1972년 뮌헨에서 열린 여름 올림픽 때 팔레스타인의 ‘검은 9월단’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살육한 사실을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복수심에 불타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특수요원들이 비밀리에 킬러들을 추적, 살해하는 액션을 유장한 스타일로 묘사하고 있다.
스필버그는 각본을 쓴 토니 쿠쉬너와 에릭 로스 그리고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좋은 연기를 보여준 훌륭한 앙상블 캐스트와 함께 즉흥적인 연출기법으로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시사회서 보면서 심정이 매우 착잡하고 언짢을 지경이었다. 나는 이 영화가 범상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고문 받는 듯하고 분노한 작품이다. 내가 느낀 분노는 이 영화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이런 보복의 악순환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인가. 이 영화에는 영웅도 희생자도 없다. 이상적 명분을 지닌 킬러팀은 이 광기의 세상에서 희생자가 되고 만다. 그리고 분쟁은 분쟁을 낳는다. 윤리적이요 도덕적인 가치관은 모두 실종되고 말았다.
우리 모두가 파괴의 길을 걷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우리는 온전한 정신을 찾아야겠다. ‘뮌헨’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고뇌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는 그 정직하고 가차없는 진실성 때문에 반발을 받을 수도 있다. 참으로 충격적이요 치명적인 영화다. 이제 변화의 시간이 왔음을 자성하고 또 희망과 인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왔음을 자성할 시간이다.
해리엣 로빈스
(LA 영화비평가협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