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여성들의 인기를 모았던 웹사이트 미시유에스에이 파동과 한국의 황우석 사태는 누리꾼(네티즌)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세상은 인터넷의 쌍방향성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누리꾼의 힘에 놀랐다. 하지만 두 힘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미시유에스에이에서 아줌마 누리꾼들이 보여준 힘은 ‘상승의 힘’이다.
상업화를 향한 투자유치 추진이 발단이 된 미시유에스에이 파동으로 미주 아줌마들의 온라인 세상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사이트 운영자 조윤주씨는 사과와 함께 투자유치 중단을 발표했지만, 배신감을 느낀 누리꾼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사이버 세상을 실현할 새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로 인해 하나였던 사이트는 세 개로 나눠졌지만,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남성 회원을 솎아낼 장치가 생겼고, 투명한 운영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신공격과 음해성 추측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줌마들은 ‘운영자의 독단적 투자유치 추진에 반대한다’는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끝없는 토론과 문제제기는 이 사태를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됐다
MBC PD수첩의 황우석 교수 보도와 관련해 한국 누리꾼이 보여준 힘은 ‘배척의 힘’이다. 누리꾼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PD수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국익에 반한다고 배척했고, 전문성이 없다고 배척했고, 언론이 과학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배척했다. 아줌마 누리꾼들이 보여준 논리는 간데 없고, 편협한 민족주의와 감정이 모든 것에 앞섰다.
세상이 그렇듯 사이버 세상에서도 다양한 힘이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현실세계와 달리 체계적인 제도의 제약을 받지 않은 사이버 세상에서 그 힘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2003년 2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운영자 조윤주씨는 “앞으로 취지와 내용을 더욱 업그레이드시켜 아줌마들의 단순한 ‘수다’에 그치지 않고 알찬 정보와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보다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시유에스에이도 누리꾼의 힘도 발전적 방향으로 커져가길 기대해 본다.
이의헌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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