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접목한 작품 한국 공연
‘스포츠 갤럭시’김지형 대표
김지형(49·사진)씨의 본업은 운동화 전문점 스포츠 갤럭시 경영이다. 그러나 그의 창고 한편에는 키보드와 장고가 놓여있다. 오선지는 야전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다. 가게 문을 닫으면 창고에서 국악 곡을 쓰느라 창고에서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다.
김씨는 그 열매를 곧 보게 된다. 한국바젤요들클럽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가 29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열린다. 이 곳에서 그는 자신이 작곡한 세 편의 작품 모음곡을 60명 합창단, 연주단과 함께 지휘해 공연한다.
이번에 김씨가 만든 곡은 요들송과 국악의 만남이 중심이다. 언뜻 어색한 만남 같지만, 김씨는 “스위스와 한국의 민초들이 부르던 자연 발생적인 음악이라 통하는 게 많다”고 말한다.
세 곡을 잇는 연결 부분에 시나위 가락을 넣었다. 시나위가 무당이 굿을 할 때 장고나 징을 치는 악사들이 흥에 겨워서 즉흥적으로 켜는 노래다. 무형식이다. 요들송도 요들러가 이전에 합의한 부분을 부르다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온다. 자유롭게 퍼지는 음악이 시나위와 요들송이 공통 교감을 이룬다.
김씨는 이민 오기 전 1980년대에 한국서 음악을 가르치던 교사였다. 그래서 가슴 속에는 음악 사랑이 넘친다. 밥벌이를 위해 운동화를 팔지만 그의 손은 항상 오선지에서 춤춘다. 즐거운 재야 국악가 인생. 김씨가 버티는 힘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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