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불구 마진 박해 잇달아 마켓에
편의점·세차장 겸업 거래 성사 쉬워
고유가 시대에 주유소도 마진이 줄어 울상이다. 이 때문에 매물로 나온 주유소도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유소는 개솔린 1갤런에 3달러 가까운 고유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10센트 이하를 버는 저마진에 힘겨워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저마다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녀 주유소도 마진을 높게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LA 다운타운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한 정유회사에서 기름 값을 5센트 올려도 다른 정유회사들이 그만큼 올리지도 않고, 같은 시기에 인상하지도 않는다”며 “이 때문에 일반 주유소는 주변 업소와 경쟁 탓에 5센트씩 다 인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런데도 정유사는 값을 올릴 때는 올린 뒤에 기름을 가져다주고, 값을 내릴 때는 내리기 전에 배달해준다”고 정유사의 횡포를 성토했다.
이런 주유소의 현실은 개솔린 가격의 구성 비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연방 에너지부 분석에 따르면, 운전자가 지불한 기름 값은 ▲원유 45% ▲정제 22% ▲세금 23% ▲유통과 마진 10%로 구성된다. 주유소가 차지하는 유통과 마진 비율은 2001년 6월 24%에서 최근에는 8%까지 줄었다.
이래서 매물로 나온 주유소가 많아졌다. 윈부동산에 접수된 주유소 매물이 10건이 넘는다. 주유소 전문 에이전트인 정종선씨도 주유소 리스팅 5건을 갖고 있다.
정씨는 “주유소도 기름만 팔아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며 “수익 구조 다각화를 위해 편의점이나 세차장을 겸비한 주유소는 그대로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유소는 워낙 매매가가 비싸게 형성돼 있어 거래가 빨리 성사되지는 않는다는 게 부동산 중개 업계의 전언이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셰브론 주유소가 최근 370만달러에 팔린 게 이를 잘 보여준다. 그나마 이 주유소는 세차장, 편의점이 딸려있어 매매가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국 편의점 협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는 지난해 편의점을 통해 평균 마진 30.8%를 남겼지만 기름으로는 8.8%의 수익을 올렸다. 기름 값 마진으로는 1985년 이후 최저다.
정씨는 “마켓이 개솔린보다 3∼4배 더 많은 수입을 올려주는 주유소도 있다”며 “이 때문에 마켓이나 다른 프라퍼티가 딸린 주유소가 주유소만 있는 곳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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