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와 같은 재난이 닥치면 컴퓨터에 저장된 소중한 자료들이 몽땅 날아가 버릴 수 있다. 이때를 대비해 자료 파일을 맡아 관리하는 온라인 보관소를 활용하면 맘 편안히 생활할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시시피 잭슨 인근에 있는 사진작가 데브라 퍼거슨의 집은 파괴하지 않았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닥치는 동안 내내 퍼거슨은 자신의 컴퓨터에 수록된 자료가 무사할 지 걱정이었다. 카트리나로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은 모습을 보고 퍼거슨은 자신에게 무척 소중한 이 자료를 영영 회복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고 전전긍긍했다. 그렇다면 대형 허리케인이 동네를 휩쓸었을 때, 또는 집에 불이 나거나 다른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컴퓨터에 보관된 중요한 자료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을까? 영상, 비디오, 음악, 서류 등 온갖 자료들이 가득한 컴퓨터 파일을 무사히 지킬 수는 없을까? 시사주간 ‘US뉴스&월드 리포트’가 최근호에서 그 방법을 소개했다.
가족사진·영상·뮤직·비디오 등 고스란히 간직
기가바이트 용량 사용료가 연간 100달러부터
맡길 때는 무료, 찾을 때 돈 내는 웹사이트도
CD·DVD·포터블 드라이브에 백업저장 병행해야
백업 CD에 자료를 저장한 뒤 상자에 넣어 지하실에 보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연재해나 인간에 의한 재난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게 상책이다. 주피터 리서치의 시장분석가인 마이클 가텐버그는 “자료를 백업한 뒤 편안히 먹고 운동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카트리나 이후 이러한 여유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다행히 미래의 재난에 대한 준비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중요한 자료 파일을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곳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연 사용료는 100달러부터 시작한다. xdrive.com이나 ibackup.com, onlinebackup.connected.com 등과 같은 온라인 보관소를 이용하면 기가바이트 단위의 용량을 자료파일을 저장해 놓고 두발 뻗고 잠잘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온라인 보관소는 특정한 시간을 지정하면 그 때까지의 지정된 파일을 자동으로 보관소에 옮겨놓는다. 예를 들어 새벽 2시를 지정하면 이때까지 작업한 회원의 파일이 온라인 보관소에 입력된다. 혹시 밤사이에 무슨 일어나 자료가 손상되거나 파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어도 된다. 고이 간직해야 할 가족사진이나 각종 수치가 기록된 장부들이 보다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한결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지금껏 마켓에 나와 있는 온라인 보관소 가운데 Streamload.com이 주목받고 있다. 저장 용량이 10기가바이트인 데다 사용료가 없다. 사진 1만장과 약 3,000개의 고화질 영상을 수록할 수 있는 용량이다. 물론 유의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귀중한 자료를 무료로 보관해준다니 무언가 ‘이면’이 있을 법도 하다.
보관은 무료지만 보관한 자료를 다시 찾을 때는 돈을 내야 한다. 한 달에 사진 100장 분량인 100메카바이트까지는 무료다. 그러나 그 이상일 때는 한 달에 1기가바이트 당 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처음 회원에 가입하면서 미리 사용료를 지불하면 추후에 자료를 다시 찾을 때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여기서 말하는 ‘무제한’도 사실은 약간의 규제가 있긴 하다.
Streamload.com은 이 규제는 바로 ‘합당한 사용’(reasonable usage)을 말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안 된다고 한다. Streamload.com은 미디어맥스(mediamax.com)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맥스는 고품질의 음악, 사진, 심지어 비디오를 분류하고 공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중요한 파일을 보관하는 또 다른 방도가 있다. 무료 이메일 구좌에 자료를 보내는 방법이 있다. 특히 구글 메일(gmail.com)은 2.5기가바이트를 공짜로 내준다. 아울러 웹 메일박스를 하드 드라이브로 전환해 파일을 Gmail 구좌에 간단하게 보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이를 부담 없이 시험해 볼 수 있는 웹사이트(viksoe.dk/code/ gmail.htm.)에 접속수가 늘고 있다. 구글이 승인한 사이트는 아니지만.
주피터 리서치의 가텐버그는 그러나 온라인 보관소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는 전통적인 방법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동이 자유로운 CD, DVD, 포터블 하드 드라이브 등에 백업 자료를 저장하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 밖 다른 곳에 보관할 수 있는 비상수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온라인 보관소에서 자료를 다시 찾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보통 1기가바이트의 자료를 끄집어내는데 하루가 걸린다. 대신 포터블 하드 드라이브를 사용하면 훨씬 빠르다. 100달러면 80기가바이트짜리 드라이브를 구입해 USB에 꽂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카트리나와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집 전체가 망가지면서 이 포터블 드라이브조차 못쓰게 되는 수가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온라인 보관소가 떠오른다. 비용이 들고 다소 불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만일’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투자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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