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역의 지이 장이 정열적으로 춤을 추고 있다.
아서 고든의 동명 베스트 셀러를 각색한 영화 ‘게이샤의 회고록’(Memoirs of Geisha)의 12월10일 일본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의 일본 내 배급사인 부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이 일본 시장을 목표로 물량 총공세 스타일의 선전을 하고 있다고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최근 보도했다. 통상 할리웃의 메이저들은 영화의 국내 마케팅을 국제 마케팅보다 중요시 해왔다. 그러나 이 영화 경우는 미국보다 일본을 최우선 목표지로 삼고 예고편과 기자용 인터뷰 및 파티 등도 미국에 앞서 보다 화려하고 대대적인 것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게이샤의 회고록’의 미국판(왼쪽)과 일본판 그림.
예고편·배우 인터뷰 등
대대적 마케팅 공세
흥행에 영향줄지 관심
일본에서는 지난 8월부터 3분짜리 예고편이 극장서 상영되고 있는데 이 예고편은 이 달에 선을 보인 미국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길이도 1분이나 더 길다. 일본 것은 영화에 나오는 두 일본 배우들인 켄 와타나베와 코기 야쿠쇼에 보다 많은 장면을 할애하면서 일본적인 것을 강조한 반면 미국용은 소설을 강조하면서 거의 액션영화 선전 필름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소니와 드림웍스가 스파이글래스사와 공동으로 투자한 영화의 제작비는 8,500만달러로 부에나비스타는 전례 없이 일본 배급사인 쇼치쿠와 공동으로 영화를 배급하고 있다.
이것은 할리웃의 메이저들이 일본 관객들에게 일본 문화를 존경한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방법이다. 또 부에나비스타는 이 영화를 위한 기자들과 배우들과의 인터뷰와 파티를 겸한 대규모 정키트를 일찌감치 지난 1월 도쿄에서 가졌다. 일본 관객들에게 친선의 뜻을 표하면서 관객 확보도 함께 노린 이 초호화판 정키트에는 400명의 기자를 초청했는데 650명이 참석하는 대성공을 이루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정키트에는 출연 배우들과 감독 로브 마샬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의 일부 필름이 선을 보였다. 한편 ‘게이샤의 회고록’은 미국에서는 일본보다 하루 앞선 12월9일에 개봉되지만 출연진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초의 시사회(프리미어)는 11월29일 도쿄에서 열린다. 미국 내 프리미어는 12월4일에 열린다.
이런 특별지역을 선정한 공격적 마케팅의 이유는 우선 이 영화가 할리웃의 최대 아시아 시장인 일본의 고유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 이유 뒤에는 영화의 배역 선정을 둘러싼 여론의 비난을 불식시키려는 뜻이 도사리고 있다. 가난한 어부의 딸로 태어나 일본 최고의 게이샤 중 하나로 성공한 여인의 일생에 관한 영화는 일본 고유의 게이샤역이 중국 배우 지이 장에게 주어져 영화를 찍기 전부터 할리웃의 제국주의적 망발이라는 비난을 받았었다.
지이 장뿐 아니라 영화에서 그녀의 라이벌과 후견인으로 각기 나오는 공리와 미셀 요도 중국과 말레이시아 배우여서 일본과 미국 내 일본계로부터 장사 속에 눈 먼 처사라는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마샬 감독은 “극중 게이샤 역은 이 세상에서 지이 장밖에 해낼 배우가 없다”고 자신의 배역 선정을 옹호했다. 그러나 스파이글래스나 부에나비스타는 공치사를 하느니 침묵으로 지키는 게 낫다고 결정, 비난에 대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 과연 이런 배역 선정이 오는 연말 영화 개봉시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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