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갑에는 담배가 몸에 어떻게 해롭다는 경고문이 써 있다. 주유소에 가도 그와 비슷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빌 로카이어 캘리포니아주 검창총장이 지난 8월에 ‘맥도널즈’‘버거 킹’‘프리토-레이’및 6개 식품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기면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프렌치 프라이와 포테이토칩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붙어야 한다. “이 제품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튀기는 과정서 생기는
아크릴라마이드 성분
암 유발 가능성 우려
가주당국 ‘경고문’추진
미국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지만 프렌치 프라이를 먹지 말아야할 이유는 그동안에도 많았다. 트랜스 지방, 소디움, 단당등 몸에 나쁜 것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뿐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쥐와 생쥐에게 암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아크릴라마이드’도 잔뜩 들어 있다는 것이다.
2002년에 밝혀진 이 사실은 프렌치 프라이 뿐만 아니라 포테이토 칩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아크릴라마이드는 음식 속에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고온으로 조리할 때 발생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제품 포장에 ‘암’이란 단어를 써넣느니 미국 사람들이 모두 채식만 하게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식품회사들은 현재 식품에 포함된 정도의 아크릴라마이드가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는 과학자들도 확신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크게 걱정하고 있다. 아크릴라마이드가 식품 속에서 생성될 수 있음이 처음 발견된 2002년에 시작된 이 문제의 자체조사 결과를 2007년께 발표할 예정인FDA도 레이블에 표시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몇년간 아크릴라마이드 처리방안을 숙고해온 캘리포니아 환경보호청은 올해말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퍼마켓과 식당에 경고 레이블과 사인을 붙이는 것부터 식품업계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음식 속에 들어 있는 아크릴라마이드는 규제 대상에서 완전 제외시키는 것까지 여러가지 안을 심의되고 있다.
1986년에 주민투표를 통과한 ‘프로포지션 65’에 따라 캘리포니아는 암을 일으키거나 자손 번식에 해로운 물질을 규제하고 제조업자에게 그 사실을 제품 레이블에 명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경고할 것을 의무화시키고 있다. 산업용을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물질인 아크릴라마이드는 1990년부터 프로포지션 65의 규제를 받아 온 물질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이와 같은 경고 레이블을 붙인 제품은 페인트 솔벤트, 비료등 다양하다. 주검찰청이 제기한 다른 소송에 대한 반응으로 수퍼마켓들은 최근 특정 물고기에 대해 수은 경고표지판을 붙이기 시작했다.
만일 승소하면 캘리포니아에서만 프렌치 프라이와 포테이토 칩에 경고 레이블과 사인판이 붙겠지만 캘리포니아는 국내총생산의 13.5%를 차지, 미국 50개주중 경제규모가 가장 크고 각종 규제 제정에도 가장 앞서는 주이므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주검찰청과 몇몇 단체들은 소비자들이 바로 알고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조건 프렌치 프라이를 먹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FDA나 캘리포니아 EPA 대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실험실 동물에 암과 출산 결함을 일으킨 연구 사례 십여건과 연방 환경청이 이 물질을 지난 13년간 발암물질로 규정해 왔음을 내세우고 있다.
식품업계와 FDA는 좀 더 연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음식 속의 아크릴라마이드는 2002년 스웨덴 과학자들이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시멘트풀이나 접착제 제조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이 물질은 고형 오물을 물과 분리시키는 일도 하는데 음식에서도 발견됨에 따라 음식 속에 든 화학물질을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1958년의 연방 식품, 의약및 화장품법 개정조항은 인간이나 동물에 암을 일으키는 물질을 식품에 넣어서는 안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공착색료나 보존제처럼 음식에 첨가시키는 물질에는 해당되지만 아크릴라마이드처럼 조리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에는 보통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아크릴라마이드는 천연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이 설탕이나 전분과 함께 250도 이상의 열을 받을 때 만들어진다. 아스파라긴과 전분이 둘 다 많은 감자를 집에서 굽거나 튀겨도 아크릴라마이드가 생겨난다.
그러니 아크릴라마이드는 기타 화학물질과 다르게 취급해 줄 것을 식품업계는 원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처하는 식품업계를 선도하는 식품제조업자협회의 크리스틴 파워는 “인류가 화식을 한 이후 식품속에 존재해왔고 안전하게 소화되어 온 물질인 아크릴라마이드는 보통 미국인이 소비하는 칼로리의 40%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아크릴라마이드는 적은 양이지만 빵, 시리얼, 쿠키, 크래커와 구운 견과류, 굽거나 볶은 야채 일부에서도 발견된다.
감자 튀김은 전국적으로 큰 비지니스다. 미국인들은 연간 프라이는 40억달러어치, 포테이토 칩은 30억달러어치를 먹어 치운다. ‘맥도널즈’‘버거 킹’‘펩시코’ 자회사인 ‘프리토-레이’ 이외에 이 소송에 피고로 제소된 회사는 ‘염’ 브랜드 소속인 ‘KFC’‘웬디스 인터내셔널’‘케이프 카드’ 포테이토 칩을 만드는 ‘랜스’‘오리-아이다’ 냉동 감자 제품을 만드는’ H.J. 하인츠’, 포테이토 칩 제조사 ‘케틀 푸즈’‘프링글’ 판매사 ‘프록터 & 갬블’등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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