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샵닷컴’ LA점을 찾은 린다 김씨(오른쪽)가 조카 마이클 서(21)씨에게 선물할 노트북을 고르고 있다. <서준영 기자>
대학 보내는 부모들
자녀따라 나섰다
2천~3천달러 지출
시카고 대학과 UC샌디에고에 다니는 연년생 자매를 둔 이모(44)씨 부부는 이 달 들어 자매가 입을 여는 게 두렵다. 또 다른 전자제품을 사달라고 조를까봐 겁이 나서다.
곧 학교로 다시 돌아갈 두 자매가 이 달에 산 것만도 디지털 카메라, 애플 i파드, 디지털 캠코더, 셀폰, 노트북 등 5,000달러가 넘는다. 그런데도 아직 스무 살이 넘지 않은 이들은 친구가 가진 걸 보면 따라 갖고 싶은 욕심이 또 생겨, 며칠씩 부모 뒤를 졸졸 따라 다닌다.
새 학년 개학을 앞두고 대학생 자녀를 둔 한인 부모의 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산은 빠듯한데 백투스쿨을 준비하는 자녀들의 샤핑 목록에 든 전자제품을 다 사주려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디지털 세대인 자녀에게 디카 등은 이젠 필수품이 돼 안 사줄 수도 없는 처지라, 얇은 지갑 탓만 하게 된다.
뒤늦게 낳은 딸을 USC에 입학시키는 문모(58)씨도 올 초 만기가 돼 찾았던 예금의 상당 부분을 전자제품 마련에 쓰고 말았다. 노트북 1,700달러, i파드 300달러, 최신식 셀폰 200달러 등 몇 천 달러가 손에서 금새 빠져나갔다. 문씨는 “기숙사에 들어가니 TV는 안 사줘도 돼 그나마 절약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리본’ 디지털 가전 담당 마이크 민 매니저는 이렇게 전한다.
“고등학생 이상 자녀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부모 얼굴은 대개 굳어 있어요. 워낙 자녀들이 졸라서 등살에 못 이겨 매장에 왔는지, 찾는 물건만 사면 재빨리 매장을 나가세요. 즐거운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리디아 리 ‘노트북샵닷컴’ LA점 매니저는 “6개 매장에서 평소 한 달 평균 1,500∼2,000대 나가던 노트북이 백투스쿨 샤핑 시즌을 맞아 최근에는 1.5배 정도 더 팔린다”며 “1,300∼1,500달러 모델이 가장 많이 나가는 데, 대학생만 아니라 고등학생도 많이 노트북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소매업 협회가 17일 발표한 올 백투스쿨 판매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제품은 82억달러가 신학기를 맞아 팔릴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7억달러가 많아진 것으로, 전자제품은 교과서(119억달러)에 이어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판매 물품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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