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한국에서 e-스포츠의 게이머가 뜬다면 미국에는 포커 게이머가 있다.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단시간에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는 프로 포커 게이머를 꿈꾸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크게 성공해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처럼 20~30대의 젊은이들이 단시간에 포커 기술을 익히고 프로무대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인터넷 덕분이다.
과거에는 포커 플레이어를 한 자리에 모으거나 카지노 현장에 직접 찾아가야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나 전자 게임에 익숙한 요즘의 젊은이들은 안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놀랄만한 속도로 플레잉 기술을 익힐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즉 과거에는 수년에 걸쳐 익힐 수 있던 기술을 이제는 불과 수개월만에 마스터할 수 있는 것.
더구나 포커월드시리즈 등 포커 게임이 프로야구 중계처럼 텔레비전을 통해 안방으로 중계되고 거액을 움켜쥐는 우승자가 단숨에 영웅으로 취급되자 일부 비상한 젊은이들이 학업을 중단한채 프로 포커 무대에 뛰어들고 있다.
오랜 경력의 포커 프로인 린다 존슨은 오늘날 젊은 선수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은데, 사실 요즘 포커 무대에 입문하는 사람 가운데 28세 이하가 전체의 60%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5세의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경우 경제학과 수학의 점수에 실망해 남부감리대학을 2학기만에 접고 포커 무대를 두드렸고 베트남계인 투안 레(26)는 대학 1학년 1학기말에 자퇴했다.
이중 윌리엄스는 최근 2년간 투어에서 4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레 역시 짧은 투어생활에도 불구하고 총상금이 400만달러를 돌파했다.
또 모자가 달린 운동복 상의와 검은 선글라스를 쓰는 탓에 미국에서 17년 동안 폭탄을 소포로 보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유나바머’로 불리는 필 레이아크(33)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의 편안한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투어에 뛰어든 케이스.
매사추세츠대학을 졸업한 레이아크는 투어 성적이 신통치 않아 상금 누계액이 15만달러에 불과하지만 각종 찬조금과 투어 이외의 실전 무대 수익이 쏠쏠하다.
물론 이들에게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로 낮에 자고 저녁에 활동해야 하는 등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고 식사 시간도 일정치 않다.
또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실제 생활이 그리 화려하지도 않는 등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10여년째 프로생활을 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크리스 `지저스’ 퍼거슨은 내 생각에는 상당한 거품이 끼어있는 것 같다. 언제 이 거품이 터질지 궁금하다면서 돈을 벌고 싶다면 프로 포커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월드 포커 투어를 창설한 립스콤씨도 우리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만들려고 하지만 당신이 무엇을 하건간에 팽생의 직장을 때려치우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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