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거리를 며칠 돌아다녀 보면 상상외로 아랍계 인구가 많은 것에 놀라게 된다. 거리 청소부, 식당에서 접시 닦는 버스보이, 방 청소하는 호텔의 메이드, 패스트푸드 종업원 등 노동업종 종사자 가운데는 아랍계로 보이는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랍계 영국인 대다수는 무슬림이다. 영국의 무슬림 인구는 자그마치 400만명이다. 런던 시내에만 회교사원이 1,700개나 되고 3,000개의 꾸란 학교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핀즈베리팍 모스크는 알카에다 요원 정신 훈련장으로 소문나 있다. 9.11테러 가담자로 유일하게 미국에서 재판 받고 있는 무사위와 월스트릿 기자를 죽인 사에드도 핀즈베리팍에 수넌간 머문 적이 있고 구두창에 폭탄을 숨겨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폭파하려다 잡힌 존 리드도 핀즈베리팍 출신의 영국계 무슬림이다. 오사마 빈 라덴도 1988년까지는 런던의 핀즈베리팍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했었다. 또한 마드리드 열차폭파와 카사블랑카 폭탄테러의 배후 지휘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구에르부지도 핀즈베리팍을 피난처로 삼고 있었다.
핀즈베리팍의 대표적인 이슬람 원리주의자는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애꾸눈 외팔이 아부 함자다(알 마스리라고도 불린다). 아부 함자는 “영국인들을 공격하라. 서양인들은 총으로 쏘아 죽이지 말고 칼로 찢어 죽여라”라고 공공연하게 모스크에서 극언하는 과격분자다. 그런데 영국은 왜 이들을 가만 놔둘까. 경찰이 몇 번이나 구속했지만 결국 재판에서 풀려나고는 해 더 이상 손을 못쓰고 있다. 지난 한해 런던 경찰은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해 800명의 무슬림을 기소했으나 17명만 유죄판결을 받고 나머지는 모두 석방되었다. 이래서 “런던은 알카에다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얻게된 지금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영국의 고민 중의 고민은 무슬림 인구의 급속한 팽창이다. 2016년에는 무슬림 인구가 현재의 2배로 늘어나게 되며 2040년에는 영국 백인 인구와 숫자가 비슷해질 전망이다. 왜냐하면 영국인 여성의 임신율이 가족당 1.5명인데 비해 무슬림은 3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영국 하원에는 벌써 무슬림 국회의원 1명이 진출해 있는 형편이다.
프랑스도 무슬림이 400만명이고 독일도 300만명이나 된다. 이 두 나라도 무슬림 인구의 급팽창에 고민하고 있다. 스페인도 모로코인 증가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은 스페인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유럽의 무슬림 인구는 총 1,680만명이고 이슬람은 기독교 다음 가는 종교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50년 후면 유럽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이미 무슬림과 손을 잡고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유럽 여성들이 이제부터 아이를 더 많이 낳든지 무슬림이 서양화되든지 둘 중에 하나인데 그 어느 것도 현재로는 가능성이 안 보인다.
미국도 골치다. 아랍계 유럽인 2세는 유럽인임으로 비자 없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테러전쟁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아랍인이 아니라 유럽인이 미국에서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이 사람 저 사람 다 의심하게 돼 결국 열린사회가 닫힌사회로 변하게 된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불신을 조장하는 것, 갖은 고초 끝에 이룩해낸 인간의 열린사회가 다시 닫힌사회로 치닫고 있는 것이 테러전쟁의 진짜 비극이다.
이 사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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