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로 돌아가는 졸업생들이 늘고 있다. 크리스 스피링거 1996년 경영학을 학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7년이 지났다. 그는 워싱턴DC 교외의 비즈니스 자문회사에서 일해왔는데 왠지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할 수 없었다. 펜실베니아 루이스버그에 있는 모교 버크넬 대학에 갔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다. 당초 모교에 가서 직장과 관련한 조언을 구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믿을 곳은 역시…” 적성·구직·진학 등 상담
여자졸업생 위한 육아·교육에 은퇴재정 조언까지
동창네트웍 풀 가동해 실직 졸업생 돕기 안간힘
도움 받은 졸업생들 기부금 내 대학-동창 모두에 ‘득’
버크넬 대학뿐 아니다. 미국 내 상당수 대학들이 모교로 돌아오는 졸업생들을 자문해주기 위해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모교를 다시 찾은 졸업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 준다.
모교 동창생들의 네트웍을 소개하고 취업을 위한 이력서 작성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USA투데이가 모교로 돌아오는 졸업생을 돕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스프링거는 학교측의 도움으로 원하는 분야를 찾게 됐고 원하는 직장도 얻었다. 31세인 그는 지금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화공회사 Rohm & Hass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한다.
대학 측은 졸업생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학교 문을 나서면 그만 이라는 생각은 졸업생이나 대학 측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졸업생들의 필요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졸업생들의 기여를 바라고 있다. 졸업생들도 학교측의 도움을 받으면서 기부금을 냄으로써 보답하는 방법이 있다. 다시 말해 대학과 졸업생간에 보다 끈끈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 측이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졸업생들의 기부가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에 기초한다. 2002년 대학에 기부하는 졸업생들이 13.1%에서 지난해 12.4%로 감소했다. 과거 졸업생들은 모교에 대한 충성심을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으며 이를 기부로 연결시키는 데 별 거부감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졸업생들은 상대적으로 더 타산적이다. 모교에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자신에게 유익한가를 냉정하게 저울질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 측은 최근 졸업생들을 잡기 위해 온라인망을 강화하고 있다. 학교 공식 웹사이트에 졸업생들이 원하면 개인 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졸업생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이다.
최근 졸업생들은 과거와 달리 보다 많은 직업을 갖는다. 10여 개 직업을 전전하기도 한다. 그만큼 취업정보와 일자리 잡기가 까다롭다. 모교의 취업상담이 중요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졸업한 지 20년이 넘은 졸업생들은 현 직장에서 잘하기 위해서 상담을 해오고 신참 졸업생들은 돈벌이를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방안을 문의한다. 전담 상담원이 없는 대학들조차도 졸업생들의 진로와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일리노이 웨슬리안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97년 졸업한 브루스 클라크는 교회가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직장으로 여러 차례 옮겼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페인팅 회사에서 일했다. 그는 미술을 전공한 자신이 페인트 회사에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급기야 모교를 찾았다. 상담 결과 올 가을 일리노이대 대학원 건축과에 진학하기로 했다.
실직문제도 큰 이슈다. 뉴욕 로체스터에 있는 코닥 등 여러 회사가 얼마 전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로체스터대학은 실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졸업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전담 직원을 배치해 10만 명에 달하는 동창 네트웍을 풀가동하여 실직자들을 구제하는 데 힘썼다. 대학 측은 일자리를 구하는 졸업생과 직원을 구하는 회사를 연결해 주는 장소를 인터넷 사이트에 설치하기도 한다.
학교를 떠난 여학생들에게도 각종 도움을 주고 있다. 구직은 물론,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가정주부 졸업생들에게도 자녀 양육과 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뉴욕의 버나드칼리지는 졸업생이 결혼해 어머니가 되는 과정에 도움을 손길을 준다. 또한 직장생활은 물론 은퇴 후 재정 문제까지 상담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학 측이 졸업생들에게 베푸는 다양한 도움을 그 도움 자체보다는 졸업생들이 대학 측에 답례로 하는 기부로 평가된다.
대학 측의 열성이 부분적이긴 하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인이 보인다. 일례로 버지니아대학에서는 젊은 졸업생들의 기부금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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