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 입성 696 경기만에…빅리그 역사상 3번째
‘동양인 타자는 안돼’비아냥 속
타격 폼 교정 후 미국 무대 적응
시애틀 매리너스의‘부동의 선두타자’이치로 스즈키가 메이저리그(ML) 입성 4년 만에 1천 안타를 터트리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치로는 지난 14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인터리그 경기 1회에 안타를 때려 2001년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은 후 696경기만에 1천 안타의 금자탑을 이룩했다.
ML 사상 700 경기 안에 1천 안타를 기록한 세 번째 선수가 된 이치로는 이미 데뷔 첫 해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바 있어 그의 명예의 전당 헌액이 이번 대기록 달성으로 더 확실해졌다.
야구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이치로가 폴 와너가 갖고 있는 Ml 데뷔 후 첫 5시즌 최다 안타기록(747 게임에 1,057안타)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년 구락부팀 감독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글러브를 낀 이치로는 중·고교 시절 투수 겸 중심타자로 뛰었지만 소속 팀인 나고야 덴키 고교가 고시엔 대회 1회전도 통과 못해 전국 무대에 얼굴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1992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에 신인 드래프트 4위로 입단했지만 주로 2군 소속으로 대주자나 대타로만 1군 무대를 오르내렸다.
이치로의 운명은 93년 하와이 동계훈련에서 바뀌었다. 일반 팬들은 그가 천부적인 배팅 감각으로 타격의 달인으로 거듭난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키 180센티, 체중 72kg의 왜소한 체격으로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훈련밖에 없음을 깨달은 이치로는 93년 겨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유명한‘진자타법’을 완성시켰다.
이듬해 톱타자 겸 중견수가 된 이치로는 56경기 연속 출루 및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210개)과 함께 타격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이치로는 이후 단일시즌 최고 타율(3할8푼7리)을 세운 2000년까지 7년 연속 타율 3할4푼 이상을 유지하며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단기간 안에 1,000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의 야구전문가들은 이치로가 투구 스피드나 경기운영 능력이 월등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이치로가 2001년 공개 입찰을 통해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을 당시 고작 2할 중반 대의 타율을 보일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치로는‘진자타법(왕정치의 외다리 타법을 변형시킨 타법)’을 과감히 버리고 배팅의 임팩트를 증가시킬 수 있도록 오른발을 빗자루 쓸 듯 낮게 가져가며 빠른 템포를 유지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한 적응력을 배가 시켰다.
이 같은 이치로의 타격 폼 수정은 곧바로 안타로 이어져 그 해 역대 신인 최다안타(242개), 타격왕(타율 0.350), 도루왕을 차지, 아메리칸리그 역대 2번째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선수가 됐다.
이치로는 이 같은 타격자세를 유지하며 작년 262개 안타를 때려 조지 시슬러의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이제 미국의 야구 전문가들도 이치로가 안타만 때리는 반쪽 짜리 선수가 아닌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진정한‘야구천재’임을 시인한다.
올 시즌 6월 들어 1할7푼3리의 슬럼프를 겪으며 시즌 타율이 3할 밑으로 떨어진 이치로는 1천 안타 달성 후“안타 수는 단지 숫자 일뿐이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덤덤히 말했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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