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리틀락(East Littlerock)에 위치한 한인이 운영하는 농장 ‘과수원길.’ 입구에 세련되지는 않지만 정감이 가는 간판이 걸려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생긋.”
LA에서 북서쪽으로 한시간을 달리면 군데군데 보이는 선인장과 자슈아나무를 지나, 과연 이런 곳에 사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잠깐. 사막 속에 마치 오아시스처럼 자리잡은 ‘과수원길’ 5에이커에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과수원엔 복숭아, 체리가 탐스럽게 달려 있다. 복잡한 도시생활의 탈출, 마치 고향 동구 밖 과수원 길을 연상시키는 이곳에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즐기기 위해 모인 한인 가족들이, 마치 한국의 작은 시골 마을을 연상시킨다. 어린이들은 여간해선 보기 힘든 과실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며 그 자리에서 맛도 보고 따서 비닐봉투에 담기도 한다. 어른들은 약주 한잔을 걸치고 고향생각이 났는지 노래를 부르고, 그늘밑 평상 위에서는 화투가 한창이다.
유귀상, 유법희 부부가 3년째 운영하고 있는 ‘과수원길’에선 계절마다 체리, 복숭아, 배, 대추, 감 등을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와 직접 따먹기도 하고 무게를 달아 사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탈출, 오늘 하루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인들이 낯선 미국땅이 아닌 고향땅에서 하루를 보낸다.
한 어린이가 LA에선 보기 힘든 복숭아 나무가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보다, 탐스런 복숭아를 따고 있다.
체리가 예쁘게 달려 있다.
비닐봉투를 든 어린이가 복숭아 나무사이를 둘러보고있다.
점심식사 뒤 나른한 오후. 한인 가족이 평상에 모여앉아 화투를 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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