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전화번호를 택하면 고객이 기억하기에 좋아 효과를 볼 수 있다.
구이구이(9292) 빵사빵사(0404) 이발치료(2875)…
“사고팔고 사고팔고에서 첫 사만 빼세요.”
부동산 에이전트 애나 김씨는 집을 사고 파는 직업 특성상 전화번호도 6년 전부터 사고팔고를 뜻하는 4989로 바꿨다. 국번도 989라 고객들에게 이렇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기억시키고 있다.
김씨는 “1999년 전화 회사에 10달러를 더 내고 4989를 구입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전화번호를 떠올리려고 노력하던 고객들도 금방 번호를 기억해낸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업종 특성과 전화번호를 잘 연계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는 한인이 많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억에 남는 전화번호도 당당한 경쟁 무기인 셈이다.
제일 흔한 경우는 업종 특성과 전화번호를 연결하는 방법이다. 구이집, 부동산, 제과점, 치과병원, 이삿짐센터(2424)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바비큐 식당은 구이집을 뜻하는 92를 넣는다. 칠보면옥, 마당쇠, 비원, 수원숯불갈비, 원조오장동함흥면옥, 장수장, 참숯골, 함흥면옥 등의 전화번호가 모두 9292다. 거목 토랜스(구이빵빵·9200), 참숯골(구이빨리·9282)도 92를 쓰고 있다.
케빈 김 칠보면옥 매니저는 “두 달 전 식당을 오픈할 때 전화번호로 9292를 특별히 신청한 건 아닌데 우연히도 이 번호를 배정 받았다”며 “사람들이 쉽게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덕에 쉽게 식당이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과점은 ‘빵 사세요’를 뜻하는 04를 많이 넣는다. 밀하마제과점과 케익하우스가 모두 0404(빵사빵사)를 쓰고 있다. 전통설렁탕은 팔팔 끓는 설렁탕을 뜻해 8899를 쓴다.
미 리 케익하우스 매니저는 “5년 전 가게를 열 때부터 전략적으로 전화번호를 0404로 택했다”며 “전화번호를 처음 듣는 손님들이 재밌다며 웃을 때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사고 판다는 뜻의 49, 89의 합성 번호가 많이 이용된다. 4989를 다 쓰지는 못하더라도 사고사고(4949·갈렙종합부동산), 팔고사고(8040), 팔고팔고(8989), 팔고사고(8949) 등이 널리 퍼져있다.
치과는 이(28)를 치료(75)하는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WpD종합치과병원은 8228, 가주종합치과병원은 2875(이빨치료), 김광근·소연치과는 2828을 사용하고 있다.
업체 이름을 숫자로 풀이한 번호도 많이 등장한다. 두발로(2828), 삼오정(3535), 일미도시락(1122)은 이 같은 경우다.
업종의 영어 이름을 전화번호에 그대로 옮긴 경우도 있다. 초이스 경비회사(1-888-90GUARD), 강영찬 공인회계사(562-865-CPAS), 이제민 회계사(1-800-8BEST-TAX), 올림픽 타운꽃집(323 RED-ROSE)등은 여기에 해당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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