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용출 교수,“시장 방임형 신자유주의는 부적절”
UW서 한국학 특강…경제·사회 적 불균형 심화
지난 1990년대말 IMF를 겪은 후 시장 개방과 새로운 신자유주의 물결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한국의 경제 조직과 이 틈을 파고든 외국 자본 및 조직간의 갈등이 한국의 세계화에 진정한 돌파구인가 고려해봐야 한다고 하용출 교수(서울대)가 워싱턴대학(UW) 한국학 특강에서 강조했다.
UW과 UC-버클리 교환교수로 방문중인 하 교수는 지난 26일 UW 커뮤니케이션 빌딩에서 가진 특별 강연에서 “적당한 모델을 발견하지 못한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개혁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미국 주도의 앵글로-색슨 경제 개혁 모델이나 최근까지 한국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됐던 일본의 경제 개혁 모델, 그리고 최근 제기된 독일형(유럽형) 모델도 한국의 경제 개혁의 본보기로는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지역의 외환 및 경제 위기 이후 미국식 경제 개혁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한국의 경우 외부서 유입된 자본 및 경제 조직과 기존의 조직과의 갈등이 점점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경제 조직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경제생활에도 모순과 불일치가 발생하고 미국 주도형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각종 사회, 문화적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어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재벌과 외국 자본과의 충돌, 한국 경제 근대화를 주도했던 국가주도형 경제 체제와 100% 시장 경쟁 체제와의 충돌, 신자유주의와 케인즈 주의(시장의 자율적 기능과 국가 통제 기능의 적당히 혼합된 경제체제)의 충돌이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한국의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을 적대적으로 인수, 합병한 카일라 그룹이나 뉴브릿지 클럽을 탈세 혐의로 비난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 은행들의 이사회 성립 필수 조건으로 절반을 한국인으로 구성하는 내용을 추진하는 것도 외국자본과 충돌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기업에서도 주식의 5% 이상 지분 소유를 제한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치고 빠지는 외국 전문 기업 사냥꾼(헤지 펀드)들의 활동을 엄금하는 등 한국 기업과의 갈등도 어느 정도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또 완전 시장 자유 방임주의에 입각한 신자유주의적 경제 분위기가 노동 부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켜 한국의 각종 노동 시장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갈등이 사회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신가족주의(역사적 전통과 문화를 강조)의 분위기와 맞물려 발생하고 있어 한국적인 실정을 고려한 모델의 발견이나 수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한국도 사외 이사제도 도입이나 미국식 회계 제도를 들여와 투명하고 건실한 경제 개혁을 추구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을 보려는 재벌문제나 그 외 한국만의 고유한 경제 문제에 대해서 무조건 신자유주의적 경제 모델 적용을 주장해서는 곤란하다고 정리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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