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타운 한의원에 히스패닉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타운한의원’ 노향자 원장이 히스패닉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정대용 기자>
환자의 30%… 거부감 없어 약발 잘받아
진료단가 떨어지고 소송 제기 부작용도
“께 뚜엘레?”(어디서 아프세요?)
“신뚜라 뚜엘레.”(허리가 아픕니다)
요즘 한인타운내 한의원에서는 스패니시 대화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히스패닉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한의사들이 스패니시로 진료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한의사들은 아예 스패니시 과외를 받기도 한다. 아무래도 히스패닉 환자들에게는 영어보다 자기네말로 물어보는 게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요즘 한의원을 찾는 환자의 30% 정도가 히스패닉이다. 이들은 자국에 있을 때부터 양의를 대신한 자신들만의 ‘대체 의학’을 접한 경험이 있어 한방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데다 아시안에 대해 호의적 감정으로 한의원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와 3가에 위치한 ‘타운한의원’ 노향자 원장은 “양의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만성두통이나 중풍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한번 온 사람들의 재방문률이 높고 주변에 입소문도 내준다”고 말했다. 하바드와 8가길에 있는 ‘미타한의원’은 히스패닉 전문 클리닉이라 불릴 만하다. 전체 환자의 절반이 히스패닉이라 통역 직원까지 따로 뒀다. 김무아 원장은 “히스패닉은 처방에 대해 순수하게 받아들여 어떤 면에서는 한인보다 대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일부 한의사들은 아예 히스패닉 밀집 지역에 개원, 본격적인 시장 파고들기에 나서기도 한다. ‘상해한의원’은 히스패닉의 명동의 불리는 헌팅턴팍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히스패닉 환자가 늘어난다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질이 양방에 익숙하기 때문에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소송을 제기하거나 심지어 침 맞은 자리에 멍이 드는 것은 당연한 데도 이를 부작용으로 오인하고 항의하기도 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 한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치료 단가도 문제다. 아무래도 히스패닉의 주머니 사정이 그리 여유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패니시가 능숙하지 못해 감정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최근 주정부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메디컬 혜택을 많이 줄여 한의원을 찾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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