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와 교과서 왜곡으로 반일 감정이 일어나는 가운데 소문난 일본인 효자 사위가 있어 가정의 달 5월을 맞은 한인사회에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마사아끼 다까하시씨(48)는 폐암 수술을 받은 장인 원종엽(83)씨를 지난 5개월간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해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겨울 연가’를 보며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친부자지간같은 이들의 관계, 일본어를 잘하는 장인이기에 부인보다 더 잘 대화가 통한다는 이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서로를 아버지와 아들로 부르는 이 두 사람은 사실 20년전 막내딸 문숙(45)씨가 결혼할 때부터 얼마전까지만해도 냉랭하기만 했다. 금지옥엽 키운 막내딸이 결혼하겠다며 데려온 다까하시. 피부색은 같지만 한국말 한마디는커녕 일본인이라니, 원씨는 도저히 가족으로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의 결사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결혼하겠다는 막내딸의 고집을 꺾지 못해 마지못해 결혼은 허락했지만 주변은 물론 친구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도둑 결혼을 시켜버렸다.
그러나 시카고에 살던 원씨가 7년전 불의의 사고로 크게 다치자 다까하시는 집과 가까운 버넌 힐스로 장인을 모시기 시작했고 그의 일방적 짝사랑이 시작됐다. 웬만하면 열릴 것도 같은 원씨의 마음은 철문처럼 굳게 닫혀 있기만 했으나 정성이 와 닿은 탓인지 몇개월전부터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만나는 사람마다 사위 자랑에 열을 올리는 팔불출 장인이 되어 버렸다.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을 찾은 작년 11월 폐암 진단을 받고 급히 수술을 받은 원씨는 급격한 체력 저하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자 낮에는 며느리가 와 돌봐주었지만 저녁부터 아침까지 혼자 보내야 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에 사위 다까하시씨는 스시 일식당을 그만두고 현재까지 장인과 동거 아닌 동거를 시작했다. 원씨는 미안해서 볼일 좀 봐라 해도 특이하게 집에도 안가고 옆에서 날 돌봐준다. 성격도 온순하고 신앙도 좋고...라며 사위 자랑을 그치지 않았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는 다까하시씨는 아버지를 돌보는 것이 기사에 나올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다며 자신은 당연히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가 건강하고 신앙이 좋아져 항상 맘이 평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딸 문숙씨는 시간을 허락해 아버지 건강을 돌보고 남편과 아버지 관계를 회복하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들의 기도와 정성 때문인지 원종엽씨의 건강도 점차 회복되고 있어 온 가족이 화목하고 행복한 5월을 맞게 됐다. <윤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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