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퍼뜨린 두 가지 병폐가 있다. 첫째는 성병인 매독이고 다른 하나는 담배, 곧 끽연이다.
콜럼버스는 유럽으로 귀환할 때 원주민들이 약초로, 환각제로, 또한 귀한 기호품으로 사용하는 담배 잎을 선물 받았다고 한다. 그 뒤 담배는 급속도로 유럽에 퍼졌다. 일본에 전해진 담배는 임진왜란을 전후로 한국에도 들어 왔다. 한국의 옛날 이야기들이 대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로 시작하지만 실제로 한국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40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
담배 유해론은 이제 모두가 아는 고루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의사로서 꼭 금연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한 환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을 앓고, 막힌 심장 동맥을 뚫어 주는 경피적 관상동맥 확장술(PTCA, percutaneous transluminal coronary angioplasty)도 몇 차례 받았지만 담배를 끊지 못했다.
필자는 그분에게 담배를 끊지 않으면 어떤 현대적 치료도 무의미하다고 강조했지만 자신은 결코 담배를 끊을 수 없다고 버텼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 담배를 피는 분들을 보면 흡연은 분명히 우리의 이성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중독증을 야기 시킴을 알 수 있다.
담배에 중독되는 것은 니코친 때문인데, 니코친 중독은 아편이나 코케인 중독과 비슷한 경로로 중독성을 나타내게 된다. 금연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담배를 안 피우면 금방 금단 현상이 오고, 당분간 끊었더라도 계속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유혹이 일어나며, 그 유혹을 못 이기고 한 개피 피우게 되면 곧 다시 중독증세가 찾아온다.
담배에는 심장 관상동맥을 수축시켜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이 되는 니코친 외에도 4000여 가지의 유해물질과 60여 가지의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담배는 폐암뿐 만 아니라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췌장암, 신장암, 간암, 방광암, 백혈병 등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암뿐만 아니라, 흡연은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천식, 만성 기관지염, 만성 비염, 만성 축농증 및 기관지가 점점 좁아지는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을 일으키며 여성들에겐불임과 유산의 주요 원인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금연할 경우 몇 년 지나지 않아 암 발생율과 심장병 발생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생각하면 금연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하는 것이 상책이다.
만일 금연할 때마다 금단 현상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니코친 껌이나 니코친 패치 같은 것을 사용해 보고, 그래도 실패했다면 의사의 자문을 받아 금단 현상을 줄여 주는 약을 복용해 봐야 할 일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이 글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금연을 하셨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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