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출퇴근제 증가… 조기출근족 200만명 늘어 새벽업소 성업
‘나인 투 파이브는 안녕!’
덴버의 머천다이징 홀세일 업체 ‘PRO그룹’에 근무하는 텔 해켓은 매일 동이 트기 전 직장에 출근한다. 대신 오후 4시 전후면 집에 돌아와 6세 된 아들과 마음껏 놀아준다. 이 회사의 경우 출퇴근시간 선택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9시에 출근, 5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전통적인 근무시간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 해켓의 직장처럼 종업원의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두는 업체들은 하나 둘 늘고 있다.
노동시간 유연제는 고용주나 직장인 모두에게 장점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샐러리맨들은 지독한 러시아워를 피할 수 있는데다 자녀 돌보기 등 자신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주도 시프트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시간을 서비스해 줄 수 있다는 것. 뉴욕의 언론 ‘5W’는 오전 7시에서 오후 11시까지 고객업무를 보고 있다. 론 토로시안 CEO는 “근무시간 유연제는 우리 회사가 고속 성장한 이유 중 하나”라며 “회사가 더 크기 위해서는 향후 24시간 가동에 대해서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근무 시간 유연제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900만명 가까운 근로자들이 매일 새벽 4시30분-7시29분 사이 일과를 시작한다. 지난 97년과 비교 2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는 종업원의 근무시간 선택권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패밀리&웍 인스티튜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 가동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를 시작하고 끝내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답한 근로자는 전체의 40%를 상회했다. 지난 92년 조사에서는 29%에 불과했다.
조기 출근이 확산되면서 ‘모닝 비즈니스’도 덩달아 바빠졌다. ‘버거킹’의 경우 브랙퍼스트 시간을 연장한 영업점이 늘어났으며 일부 지역의 ‘스타벅스’는 새벽 4시30분에 손님을 맞고 있다.
물론 근무 유연제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각 시정부들의 경우 쏟아지는 교통관련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워싱턴시는 ‘조기 출근족’의 요구로 지난 9월부터 지하철 운행 시작을 아침 5시로 30분 앞당겼다. 또 이른 새벽 문을 여는 버거킹 등 레스토랑들도 근무 시간 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이해광 기자>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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