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씨와 7학년때부터 친구였던 데빈씨가 병원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준영 기자>
23일 밸리 주행총격 당해
부모 “가슴 찢어지지만…”용단
자동차를 타고 귀가도중 히스패닉계로 부터 총격을 받고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한인남성이 일곱명의 다른 생명을 살렸다. 아들을 잃는 비극적 사고를 당한 부모는 슬픔 속에서도 장기 기증을 결정, 고통속에 살아온 수혜자들이 새 삶을 얻게 됐다.
LA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3시 30분께 엔시노의 나이트 클럽에서 밴나이스 집으로 돌아가던 김태준(앤디·26·사진)씨가 빅토리 블러버드와 화이트오크 애비뉴 인근에서 SUV에 탑승한 히스패닉계 청년들로부터 머리에 총격을 받아 중심을 잃고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김씨는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노스리지 메디컬센터로 실려갔으나 이날 밤 11시50분께 뇌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뇌사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명됐다.
용의자인 20대인 히스패닉 남성 둘은 금색의 GMC나 셰비 타호로 추정되는 SUV를 타고 있었으며 총격 후 빅토리 블러버드 동쪽으로 도주했다.
김씨는 백인 및 히스패닉계 친구 2명과 ‘타자나 나이트클럽’에서 돌아오던 길이었으며 총격용의자들은 김씨와 클럽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밝혀졌다.
LAPD 웨스트 밸리 경찰서 릭 스완슨 형사는 “김씨는 클럽에서 용의자들을 고등학교 동창들로 잘못알고 잠시 말을 걸었던 것 외에는 말싸움도 없었다”면서 “용의자들이 이를 오인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들은 뇌사 판정을 받은 후 회복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듣고 장기 기증을 결정햇으며 김씨는 24일 오후 7시께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마치를 받고 장기 적출을 위해 수술실로 실려갔다.
한편 사고 소식을 듣고 김씨가 다니던 온누리교회 신도들과 친구 수십여명은 병원을 찾아와 김씨 가족들을 위로했다. 아버지 김동욱씨는 “말대꾸 한번 안 하던 착한 아이의 27년 세월이 너무 쉽게 막을 내렸다”면서 “아이도 원할 것 같아서 기증을 결정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약 20년 전 이민 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마켓 등에서 일해왔으며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발휘해 미술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예술적 감각을 살려 로즈퍼레이드 스태프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발렌시아의 식료품 도매상에서 일해왔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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