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의 신경이 곤두섰다. 수퍼에이전트 제프 무라드(64)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경영진에 합류한 ‘사건’을 회의적인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의 진 오자 회장은 8일 이에 대해 “선수들을 위해 싸우던 에이전트가 어떻게 ‘전선’을 건너 적군으로 변했는지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며 “그 절차를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수노조에 대한 온갖 정보를 다 가지고 있는 에이전트가 ‘편’을 바꿔 구단을 대표하게 되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오자는 또 “무라드가 자신이 구단주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에이전트 활동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매니 라미레스와 김병현 등 수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에이전트였던 무라드는 현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주 제리 콜란젤로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면서 내년 1월1일부터 다이아몬드백스의 새 CEO가 된다. 무라드는 에이전트가 구단 경영진에 합류할 수가 없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 6일 무라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지의 보도에 따르면 콜란젤로는 다른 파트너 4명에게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스티븐 드루를 뽑으면 엄청난 계약금을 줘야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다가 CEO직에서 밀려나게 됐다. 드루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 콜란젤로는 결국 보라스의 고객을 뽑은 죄(?)로 팀 경영권을 빼앗긴 셈이다.
다이아몬드백스는 돈 문제가 심각한 구단이다. 구단 자체 크레딧이 형편없어 은행융자를 끌어들이는데 메이저리그의 보증이 필요했던 때가 몇 년 안 됐다. 콜란젤로가 다른 파트너들을 불러들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는데 그들이 결국 콜란젤로를 몰아냈다.
공교롭게도 다이아몬드백스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간판타자 루이스 곤잘레스도 무라드의 고객이었다. 전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많은 연봉을 받아주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제 무라드는 구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제는 팔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곤잘레스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는게 그의 임무다. 더 이상 몸값이 터무니없게 비싸거나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선수에 손을 댈 수가 없다.
따라서 선수노조의 신경이 곤두 선 것.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무라드가 구단주가 되면 김병현에게 좋은 일인 것처럼 기대하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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