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가대표 스키선수 출신…인권 변호사 찾아
캐나다 국경 자진출두…타코마 구치소에 수감돼
지난 98년 탈북, 중국을 거쳐 한국에 귀순한 후 모델로 활동한 윤현석씨(가명·29)가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 망명을 요청, 현재 타코마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윤씨는 지난 30일 오후 수용소에서 본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북한의 스키 국가대표 선수였던 윤현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그동안 남한에서 모델생활을 하다 지난달 26일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북한 내 가족의 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을 요구한 윤씨는 “앞으로 망명 재판을 받으려면 6개월 정도는 걸릴 것 같은데 말도 안통하고 가진 돈도 없다”며 미국 내 탈북자 단체나 인권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탈북 및 망명신청 이유와 한국 내에서의 생활 등에 관해 질문하자 윤씨는“수용소 전화여서 자세히 설명 못하지만 한국 잡지의 연예 섹션을 보면 나의 신상을 소상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월간지‘여성동아’의 웹사이트를 검색한 결과‘최초의 탈북자 출신 패션모델 윤OO’이라는 긴 인터뷰 기사가 2002년 9월 1일자로‘연예가 중계’면에 올라 있었다.
이 기사는‘북한에서 스키와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였던 윤씨는 고위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사회안전부 입대가 좌절되자 탈북을 결심,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으며 99년 대한민국에 귀순했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이어‘K 대학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윤씨는 영화배우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모델계로 진출, 지난 2002년 8월 처음으로 국제 패션쇼 무대에 섰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몇 차례에 걸친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 5개월간 캐나다에 체류하며 농장에서 막일을 했지만 농장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못 받아 수중에 일전한푼 없다”고 털어놨다.
윤씨는“망명 신청자라 그런지 국경 검문소에서부터 수갑은 채우지 않았으며 구치소 내에는 멕시칸들이 대부분이라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구치소에서는 수감자가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를 걸 수는 있지만 시간과 횟수가 제한돼 있고 면회도 가족이나 변호사외에는 금지돼 있다.
탈북자 출신들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캐나다를 통해 밀입국하다 체포된 후 망명을 신청한 사례는 있지만 윤씨처럼 국경에서 정식으로 망명을 신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지난 21일 탈북자의 미국 망명길을 터주는‘2004년 북한 인권법안’이 연방하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데다 동남아 제 3국에 체류중이던 탈북자 수 백명이 한국으로 집단 입국, 앞으로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 시도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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