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언론인들, 부시행정부의‘북핵 조작설’거론
한-미 언론간의 북핵 문제 보도 시각차도 뚜렷
북핵 문제 보도를 둘러싸고 한미간의 언론 관점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이 워싱턴주립대(WSU)가 주관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WSU의 국제언론연구센터(CGMS)가 지난 16~17일 시애틀 다운타운 레드 라이언 호텔에서 연 이 학술회의에서 한국의 현직 언론인들과 미국 측 관련 인사들은 북핵 보도와 관련, 각각 솔직한 입장을 발표다.
이재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최근 들어 북핵 또는 북한 문제에 관해 보수와 진보 언론이 갈리고 있고 특히 이런 영향으로 젊은 계층에서는 북핵 문제도 미국의 계략에 따른 과장된 위기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한미 언론이 어떠한 방법으로 북핵문제를 보도하든 간에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돼야 한다는 원칙은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학 중앙일보 국제부장은“한국언론이 북핵문제에 관한 기사의 80%를 외국 신문 보도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 독자들이 북핵문제의 사실 여부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더군다나 부시 행정부가 한국 언론, 심지어 미국 특파원에게까지 철저하게 북핵 정보를 차단하고 공유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확하고 현실성 있는 북핵문제 보도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MBC 이진숙 국제부 차장도“최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돼 편집회의에 올랐지만 다수가 미국 정보국의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볼만큼 한국의 언론도 젊고 변하는 독자층의 관심을 점점 대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이 주관하는 연례 중견 언론인들의 세미나를 겸한 이 학술회의에 참가한 한국 언론인들은 북핵이 미국의 조작이라는 한국내의 강력한 여론과 반미 감정의 배경, 그리고 정치계에서도 일고 있는 미국의 불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들 세 언론인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평화적 방법을 제쳐두고 강압적인 협박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잭 프리처드 전 대북 특사는 미 정부가 북핵문제를 항상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며“보도 정보를 미국 혹은 주요 외국 언론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나름대로의 북핵 정보를 미국 외교관들에게 제공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도 나눠주는‘윈윈’차원의 정보교류”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의 조작설에 대해“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얼굴을 붉히며 강조하고 이라크에 비해 북핵문제를 더 신중히 다루고 있어 직접 전쟁과 같은 불행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의 스티브 와이즈만 외교담당 전문기자도“북핵문제에 대해 미 행정부가 매우 폐쇄적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론을 올바르게 주도해야 할 미국 언론들이 북핵이나 북에 대한 철저한 사전지식 없이 이를 보도, 독자들의 여론을 호도하는 경향이어서 안타깝다며 부시행정부도 현재 북한 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의 실정에 대해 답답할 정도로 깜깜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언론의 시각에는 현저한 차가 있다고 시인했지만 미국이나 세계가 북핵 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핵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동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