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무명 선수들 올림픽 기대주로 새 바람
매리언 존스 등 간판 스타들 ‘우수수’…세대 교체 확연
미육상계는 요즘 매리언 존스등 일부 스타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 가능성으로 발칵 뒤집혀 있는 상태. 이상한 ‘약물’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판국에 최근 올림픽 100m 대표 선수로 선발된 샛별 로린 윌리엄스는 자신도 금지 물질을 복용했다고 밝혀 주위를 아연케 했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털어놓는 그녀의 말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베이컨을 먹을 거예요”
썰렁한 개그를 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진짜로 그런 말을 할만큼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좋게 말하면 다이아몬드 원석과 같은 풋풋한 선수”라고 말한다.
올해 20세로 지난 주말 올림픽 선발전에서 100m 여자 대표 3명중 한명으로 선발된 그녀는 스테로이드의 오명으로 얼룩진 미육상계에 단비처럼 시원함을 불어넣어 주는 새 세대 육상 꿈나무들중 한명이다.
육상계에 명함을 갓 내민 이들 꿈나무들은 그 풋풋함이 있기에 더 큰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 선배 간판 스타들이 웬만한 헐리웃 스타를 뺨치도록 닳고닳은 데 비해 이들은 세상물정에 대해서는 깜깜하지만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력은 갖고 있다.
새로 부는 바람은 갇힌 공기를 밀어내기 마련. 아테네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통해 오랫동안 미국의 간판으로 활약해온 유명 스타들이 뒷전으로 물러났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땄던 매리언 존스가 탈락한 것은 충격이었고, 잉거 밀러(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200m우승자로 2000년 올림픽 100m 미대표선발전에서 2위에 올랐던 실력파), 게일 디버스(100m 올림픽 2회 우승), 그리고 크리스티 게인스(2000년 100m선발전에서 3위)도 대표 3명중 한명에 뽑히지 못했다. 올해는 아마 세대 교체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12일 남자 800m에서는 텍사스 텍의 3학년생 조나던 잔슨이 1문44.77초로 우승했고 그 전날 여자 400M허들에서는 21살짜리 여대생 두명이 올림픽 대표 자리를 꿰찼다. UCLA의 쉐나 잔슨이 2004년 최고 기록인 52.95초로 우승했고 라쉰다 디머스는 생애 최고 기록으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대표로 선발됐다.
UCLA의 잔슨은 트랙 스타 재키 로이너-커시의 남편이며 코치인 밥 커시가 지도하고 있는데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남자 400m허들에서도 LSU의 3학년생 버니 브라젤이 자신의 최고 기록인 48.05초를 기록하며 3번위로 대표에 선발됐다. 22살인 그는 이번 역주로 세계 랭킹 18위에서 5위로 세계 무대에 고개를 쑥 내밀었다.
같은 LSU의 멀리뛰기 선수 잔 모피트(23)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름이며 육상의 꽃인 남자 100m에서도 두명의 새로운 이름이 올림픽 대표로 나서게 됐다. 선발전에서 2위로 골인한 저스틴 개틀린과 3위를 끊은 숀 크로포드 둘다 아테네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희망의 카드다.
개틀린은 22살로 100m와 200m에서 NCAA 챔피언십을 두 번 우승했으며 선발전 준결승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올린 뒤 결승전에서 다시 이를 경신하는 9,92를 기록했다.
3위로 골인했던 크로포드는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 2000년 200m NCAA 우승에 불과하나 이번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스타트가 아주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9.93의 호기록을 작성했고 지난 6월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서 기록한 9.88초는 올래 최고 기록이어서 아테네에서 일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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