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한인회장 직함이용 노대통령 면담’ 파문의 진상
실제로 구성도 되어있지 않은 한인회의 회장 직함을 사용해 ‘2004 세계한인회장회의’에 참가를 신청한 미주지역 일부 한인들의 추태<본보 19일자 A3면 보도>는 본국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광규)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회장 최병근)간의 참석인사 선발을 둘러싼 인원수 조정과정의 알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참가자격을 동포재단에서는 현직 주요지역의 한인회장으로 규정, 전세계 50개국 재외공관과 미주총연 등에 선발을 요청했다. 상항총영사관은 관할구역내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덴버, 콜로라도스프링스 등 5개 지역 한인회장을 재단측에 참가신청했다.
그러나 각 지역의 현직회장 이외에 미주총연의 임원진을 포함시키기 위해 재단이 총연측에 선정을 위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동포재단의 정영국 교류부장은 미국 전체에 최대 80명을 할당했으나 총연이 더 많은 인원의 참가를 요구, 조율에 실랑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주총연측에서는 지난해의 세계한인지도자회의의 예를 들어 더 많은 수의 참가를 요구했다. 총연의 황옥성 사무처장은 예년에는 미국에서 120명씩 갔었다면서 (인원조정은) 회원내부의 위화감이나 인화에 문제가 있어 미주에서 총 109명이 추천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직 회장이 아니면 곤란하다는 재단의 입장과 250만명이 거주하는 미국동포의 인구비례로 보아도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해야 한다는 총연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지만 결국 총연의 요구가 관철돼 당초 할당된 인원보다 많은 숫자가 신청된 셈이다.
문제는 대회 이틀째인 지난 1일 이번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노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다과회에 일부 미주지역 대표들이 부착한 ‘가짜’ 한인회장 타이틀을 누가 작성했느냐 하는 것. 총연을 통해 북가주지역에서 참가신청한 사람은 5명으로, 재단측의 주장에 따르면 신청서가 마린카운티 오재봉 회장, 서니베일한인회 조태성 회장, 쌀리나스한인회 김복기 회장, 오클랜드한인회 노명수 회장(전 오랜지카운티 한인회장), 산호세한인회 장동학 회장 등으로 돼있다는 것.
이들 5명중 4명은 개인사정으로 참가하지 않았고 오재봉 전 상항한인회장만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 전회장은 대회장에서 접수 당시 ‘2004세계한인회장단회의 오재봉’이라 돼있던 것이 청와대행 버스에서 경호실 마크가 달린 명찰을 받아보니 ‘마린카운티 한인회장’으로 돼있었다면서 총연과 재단중 누가 바꾸었는지 모르며 나도 피해자다고 말했다.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재단측이 직함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21일 총연은 한 발 물러선 입장이다.
총연측에서는 산하 지회중 서남부연합회(회장 이정순)에서 신청한 인사들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참가자선정은) 특별위원회(회장 최광수)가 한 것으로, 사무처는 자세한 과정을 모른다고 황옥성 처장이 밝혔다. 황 처장은 또 (대회에)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다 데려 가려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일어나 해프닝일 것이라고 양해를 요구했다.
한편 지난주 보도를 접한 일부 한인들은 가짜 한인회장 직함을 사용, 대통령을 만난 사태의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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