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가 경기종료 2.1초전 동점 3점포를 꽂은 뒤 피스톤스 벤치를 노려보고 있다.
종료 2.1초전 동점 3점포 포함 4쿼터서부터만 14점
피스톤스에 99-91 연장전 승리 견인
좀 쉽게 하면 안 되나.
LA 레이커스는 위험하게도 산다. ‘외줄타기의 명수’여 ‘벼랑 끝 전술의 귀재’다. 8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서 열린 2004 NBA 파이널(7전4선승제) 2차전에서 레이커스는 안방 2연패 2.1초 전 코비 브라이언트(33점·7어시스트)의 3점포로 기사회생,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연장전으로 끌고가 99-91 승리를 끄집어냈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렸지만 등은 펑 젖었다.
레이커스는 이날 전반 루키 루크 월튼(7점·8어시스트)이 ‘스파크플러그’였다. 피스톤스의 슬로우 페이스에 끌려가던 끝에 필 잭슨 감독이 일찌감치 경기에 투입한 월튼은 재치 있는 플레이로 레이커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월튼은 특히 패스가 일품이었다. 그 덕분에 레이커스는 18-16으로 앞서 첫 쿼터를 끝냈다. 그러나 피스톤스의 래리 브라운 감독은 “우리가 그렇게 부진했는데도 레이커스는 18점밖에 못 넣었다”며 오히려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리드가 무려 15차례 바뀐 전반전 치고는 박진감이 없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스릴러였다.
레이커스는 게리 페이튼(2점)이 우승을 돕기 위해 온 선수가 아니라 우승을 막으러 온 선수처럼 실수를 연발한데다 브라이언트의 무모한 슛이 오펜시브 리바운드를 잡으려는 샤킬 오닐(29점·7리바운드)의 파울로 이어지는 것이 불안했다. 칼 말론(9점·9리바운드)이 무릎을 다쳐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었다. 그러나 3쿼터에서 11점차로 달아나며 1차전 패배는 설욕할 것으로 보였다.
이때 피스톤스 포인트가드 찬시 빌럽스(27점·9어시스트)가 후끈 달아올라 3쿼터에만 16점을 올리며 레이커스의 리드를 1점차로 줄여버렸다.
68-66. 결국 2점차로 앞서 최종 4쿼터에 들어간 레이커스는 오펜시브 리바운드를 계속 허용하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잭슨 감독은 곧 오닐과 가드 4명을 코트에 세운 ‘스몰 라인업’으로 응수, 75-73으로 다시 스코어를 뒤집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위기가 들이닥쳤다. 오닐이 5번째 파울을 범한 것. 피스톤스는 오닐이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8-2의 우위를 보이며 2연승으로 달아나는 듯 했다.
약 3분을 남겨두고 돌아온 오닐은 83-89로 뒤진 종료 36초전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브라이언트의 빗나간 슛을 잡아 3점 플레이에 성공, 레이커스의 희망을 되살렸다.
막판 8차례 공격 연속 득점을 올렸던 피스톤스는 빌럽스의 러닝 점퍼가 들어가지 않아 쐐기 득점에 실패, 종료 10.9초전 레이커스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이 마지막 타임아웃을 불렀다. 더 이상 타임아웃이 없기 때문에 3점슛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 피스톤스는 이어진 플레이에서 공을 잡은 오닐에 파울을 가했어야 했다. 그러나 브라운 감독은 자유투가 형편없는 오닐이 이때 공을 잡으리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오닐이 공을 잡으면 무조건 파울을 하라는 지시를 안 했다가 땅을 쳤다.
결국에는 브라이언트가 해밀턴을 눈앞에 두고 솟아올라 동점 3점포를 꽂은 것. 89-89. 김이 빠진 피스톤스는 라쉬드 월래스가 인바운드 패스를 놓치는 바람에 슛도 쏘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끌려가 맥없이 무너졌다. ‘스팟라이트 체질’인 브라이언트는 이날 4쿼터와 연장전에만 14점을 올리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다음 3경기는 오는 10일부터 디트로이트 어번 팔래스에서 벌어진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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