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향 베나로야 홀 공연에 1,800명 몰려 대성황
자녀들에 한국인 긍지
강동석씨에 싸인 공세도
서북미 한인사회의 클래식 음악공연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동양계 오케스트라로선 처음으로 베나로야홀 무대에 선 대전시립교향악단(지휘 함신익)의 8일 공연에 한인사회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1,800여명의 청중이 몰려 100여명의 풀 스케일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연주에 함몰했다.
이날 저녁 공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한인 및 미국인 청중은 클래식 연주의 세계적 명소로 꼽히는 베나로야홀의 2천5백석 가운데 3층 일부를 제외한 전 객석을 메웠다.
대전시향은 한인 작곡가 조상욱씨가 대전시향의 미주순회 연주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한국 민요풍의 교향시‘옛날 옛적에’를 첫 순서로 연주해 공식적으로 이 곡의 초연을 기록했다.
이어 세계적 명성의 바이올리니스트인 강동석씨가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신들린 듯 열정적으로 협연, 청중의 혼을 뺐다. 대전시향은 마지막 순서로 귀에 익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완벽한 하모니로 연주했다.
연주가 끝난 뒤 청중의 기립박수가 끝없이 계속되자 함신익 지휘자는 헝가리 무곡 5번 등 2곡을 앙콜로 선사했다.
대전시향의 베나로야홀 공연은 대전시향 창립 20주년과 한국일보 미주판 창간 35주년을 맞아 대전시향이 미주 4개 도시 순회 공연 중 자매도시인 시애틀에서 첫 번째로 가진 공연이었다.
이날 연주회에 자녀를 동반하고 참석한 한인 부모들은 미국 굴지의 오케스트라 전당에 서 한국 오케스트라와 강동석씨의 협연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며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준 절호의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청중 가운데는 시애틀 및 페더럴웨이 시 관계자, 입양아 부모 등 한인사회와 친분 있는 주류사회 인사들 다수 보였으며, 특히 한인 2세 음악도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연주 후 강동석씨를 에워싼 어린 음악도들은 싸인 공세를 펼쳤으며 부모들은 자녀들이 만나보기 힘든 유명 음악가와 함께 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UW 대학생인 문혜주 양은“웅장한 베나로야홀에서 주류사회인들에게 한국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여준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대전시향을 이끌어오며 창립 후 20년만에 처음 해외 무대에 세운 함신익 지휘자는“연주홀이 완벽했고 청중 반응도 대단해 성공적”이라고 흡족해했다.
시향 단원들도 흡족해했다. 최 훈 부지휘자는 리허설 때 소리가 울려 다소 염려됐는데 막상 청중이 찬 후 연주하니 악기별 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며 베나로야홀이 왜 명성이 높은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공연 후 시애틀-대전 자매도시위원회(위원장 이현기) 주최로 숙소인 시애틀 다운타운 할러데이 인에서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들은 10일 볼티모어 마이어호프 심포니 홀, 14일 필라델피아 킴멜센터 버라이즌 홀 공연을 거쳐 14일엔‘클래식의 메카’로 불리는 뉴욕의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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