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는 MS 142 중학교에 근무하는 유일한 한인인 조미경 교사(43)는 올여름 작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찾아온 흑인학생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한국 방문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이 대다수 저소득층이어서 학생들이 자비로 한국을 방문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 한인 후원자를 물색 중이다.
12세에 미국에 이민 온 조 교사는 ‘중·고등학교 시절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 지금의 내 인생도 크게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늘 해왔었기에 한국어를 배우는 흑인학생들에게 한국 방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중학교 사회시간에 아시아 문화에 대해 배우던 학생들이 직접 조 교사를 찾아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물어보며 친분을 쌓아오다가 뜻밖에도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연결됐다.
일년에 한번씩 한복을 차려입고 출근하기도 하는 조 교사는 김밥 재료를 손수 준비해 와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에게 직접 김밥을 말아주며 한국 음식을 알리는 기회도 가져왔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지만 동양인은 모두 중국인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선입견을 없애는데 적으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고 있다.
조 교사는 스타이브센트 고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 대학에서는 소셜 워크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교육학과 더불어 읽기 및 ESL 교육을 전공한 뒤 현재 이 학교에서 8년째 읽기 교사와 ESL 교사를 겸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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