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을 터뜨린 데릭 피셔가 환호하고 있다.
피셔‘버저비터’로 74-73
데릭 피셔가 ‘기적’을 만들어냈다. 경기 종료 0.4초전 팀 덩컨에 드라마틱한 역전포를 맞고 절망에 빠졌던 팀을 더 극적인 ‘버저비터’로 되살려냈다.
13일 샌안토니오 SBC센터에서 벌어진 NBA 플레이오프 서부준결승 시리즈 5차전에서 LA 레이커스는 종료버저와 동시에 터진 피셔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74-73으로 승리,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고 서부 결승 진출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홈에서 NBA 역사에 남을 명승부 끝에 혹독하게 뼈저린 패배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스퍼스는 이 쇼크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이번 시리즈는 15일 LA 스테이플스센터서 벌어질 6차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승2패에서 맞은 5차전을 승리한 팀의 시리즈 승률은 무려 96%에 달한다.
기적의 역전포가 데릭 피셔의 손을 떠나는 순간.
“럭키샷에 웃었으면 럭키샷에 울 때도 있는 것” 레이커스의 ‘공룡센터’ 샤킬 오닐은 이날 승부를 결정한 두 샷을 이렇게 표현했다. 종료 0.4초전. 뒤로 넘어지며 오닐의 팔 위로 슛을 날린 덩컨은 바닥에 누워 관중의 환호를 들었다. 정말 들어갔나? 믿을 수가 없어 동료들에게 물어봤고 동료들은 껑충껑충 뛰며 그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다. 아직 0.4초가 남았다. 선수가 슛을 쏘는데는 최소한 0.3초가 걸리기 때문에 0.4초면 받자마자 슛을 쏠 시간이 남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레이커스의 옵션은 항상 코비 브라이언트나 샤킬 오닐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스퍼스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결국 갈 곳을 잃은 게리 페이튼의 인바운드 패스는 순간적으로 오픈된 피셔에게 향했다. 피셔는 패스를 받자마자 돌아서며 점프슛의 방아쇠를 당겼고 종료버저 소리와 동시에 그의 손을 떠난 볼을 배스켓속으로 완벽하게 빨려 들어가 NBA 역사상 가장 극적인 피니시를 만들어냈다. 스퍼스는 경기 후 레이커스 마지막 공격 때 시계가 늦게 시작됐다며 제소했으나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레이커스는 이날 3쿼터 종료 3분59초전까지 16점차로 앞서 낙승을 거두는 듯 했으나 그 후로는 단 13점밖에 못 넣는 바람에 천신만고 끝에 1승을 따냈다. 브라이언트가 22점, 데븐 조지가 16점, 오닐이 11점을 뽑아냈다. 스퍼스는 덩컨 21점에 21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턴오버도 7개나 범했고 토니 파커는 4쿼터에 9점을 올렸지만 그 전 3쿼터 동안에는 쿼터당 2점, 6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상황에서 맞은 5차전에서 로버트 오리의 역전포가 들어갔다가 나오는 바람에 NBA 타이틀 4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레이커스에게 하늘이 되 갚아준 승리였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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