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녀씨, 휴가온 아들과 ‘눈물의 상봉’
지난 3일 오후 4시 한인타운 내 한 피부미용센터. 구릿빛 얼굴을 한 청년이 오피스 안으로 들어서자 강태녀씨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11월 이라크 전쟁에 자원했던 아들 강준(10th Mountain, Fort Drum)군이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아들에게 입대를 권유했는데 졸지에 아들을 전쟁터로 몰아넣은 엄마가 됐어요” 강씨는 이라크에서 군인들이 전사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지로도 거론되던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1시간여 남쪽으로 떨어진 ‘Q-West’에서 헬리콥터 정비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군은 지난 6개월간 웃음을 잃어버린 듯하다며 포연이 자욱한 이라크의 전시상황을 설명했다.
정비병인 강군은 “정비 중 작은 실수도 조종사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에 모두들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300여명의 부대원 모두 하루 12시간 이상의 근무에 지쳐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행장으로 날아드는 폭탄세례는 전쟁터에 전후방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이라크 참전을 어머니에게 알렸던 강군은 “군인으로서 전쟁터에 가보고 싶었다”면서도 “전쟁터에 있을 저를 위해 기도하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고 참전을 결심하기까지의 어려운 심경을 밝혔다. 강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라크 간다고 전화로 알려왔을 때도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군의 어머니가 가장 큰 마음고생을 한 때는 지난 2월. 아들 걱정에 노심초사하던 강씨에게 남편이 혹 하나를 더 붙였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들이 아버지가 요르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심리적으로 마음이 놓이겠냐”며 두 달간의 요르단 출장을 자원했다. 강씨는 “두 남자 걱정에 하루도 편하게 발뻗고 잔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일 부대로 복귀하는 강군은 “곧 끝날 것만 같던 전쟁이 길어지며 다들 조금씩 지쳐 있다”며 “휴가 기간 지친 체력을 회복하고 군복무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강군의 어머니는 모처럼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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