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사회가 2004년 이룩해야 할 새로운 과업이 맡겨졌다.
한인 후손은 물론 주류사회 학생들에게도 한국어를 완벽하게 교육할 수 있는 한·영 이원언어학교(Dual Language School) 설립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여름부터 논의가 시작돼 10월 첫 공청회에 이어 지난주에는 학부모와 교사 대상 설명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목표로 한 개교시기까지는 앞으로 9개월 남짓. 결코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기존 이중언어 프로그램이 있는데 굳이 이원언어교육이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하고, `행여 한국어 교육 병행으로 교과과목 성적이 하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교육방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기우에 불과하다.
기존 이중언어교육은 이민자 학생들의 영어습득 교육에 치중하는 반면, 이원언어교육은 이민자 학생 뿐 아니라 주류사회 영어권 학생들까지 포용해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또한 영어권이나 한국어권 학생 모두 상대국 언어에는 약자입장인 만큼 언어부족으로 인한 인종차별이란 있을 수 없고, 주류사회 학생들에게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 전통을 올바로 교육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미 중국어와 서반아어 이원언어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우수한 학업성취도와 놀라운 언어 습득력을 검증한 뉴욕시는 한·영 이원언어교육의 성공을 확신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중·영 이원언어초등학교(PS 184)의 성공 사례는 한인사회로서는 새삼 부러움을 사게 한다. 주류사회의 인종차별적 태도로 초기에 극심한 난관도 겪었지만 중국인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의 노력과 관심으로 5년 전 초등학교설립에 성공한데 이어 이제는 중학교 설립을 준비중이다.
중국사회와 비교해보면 한인사회는 아직 나아갈 길이 아득하다. 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한·영 이원언어공립학교가 설립에서부터 학구적인 성공을 이뤄내기까지는 무엇보다 한인학부모들과 한인 1.5·2세 교사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지난 공청회나 설명회에는 기대만큼 많은 한인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설립 추진 위원회의 활동에 한인사회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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